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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음 Apr 06. 2021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숨고르기

비율과 균형이 어긋나도 괜찮아 괜찮아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길에는

신비로움이 있습니다.

보이는 것이 선명하지 않으면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촉촉한 봄비가 내리는

새벽 산을 걸은 적이 있었습니다.

안개가 가득했고 

앞은 잘 보이지 않더군요.


망망한 안갯속으로 들어가니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더 선명하세 들리던 산새 소리.

마음이 고요해졌습니다.


언젠가 하나님은 분주한

마음으로 우왕좌왕하는 나에게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왜 나를 누리지 못하니?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길래

사랑하는 이를 곁에 두고서도

분주해했던 걸까요?


어느새 단단히 쥐고 있던

두 주먹의 긴장감이

스르륵 빠져나갔습니다.


그렇지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그제야

소소 남매의 사랑스러운 웃음소리가 들리고

흥얼거리는 나의 찬양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안개가 걷히고

소리의 주인공을 만났습니다.


나뭇가지에

작은 새 여러 마리가 앉아있더군요.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보았습니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먹이시는 하나님. 

그분의 돌보심을 누리는 하루라면,

충분합니다.



#숨고르기#걸으며누리는것들

#부활절이후의삶#성실한돌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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