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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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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음 Nov 04. 2021

학자보다 예술가

김환기, <판자집>, 1951


"6.25 전쟁 중에도 그림을 그렸다고?"


사실, 그림을 좋아하기보다 그림을 그린 이유가

더 궁금했습니다.


전쟁 후 폐허가 된 땅에서도

쌀 대신 물감을 샀던 이들의 절박함은

무엇이었을까?


험한 피난길에도

캔버스를 품고 떠난

이들의 간절함은 무엇이었을까?


*

전쟁 중이던 1951년,

김환기 작가는 <판자집>이란 작품을 그렸고,


부산 피난지에서

박고석 작가는 <범일동 풍경>을 그렸죠.


박고석, <범일동 풍경>, 1953


김환기와 박고석 작가의 그림이 다시 떠오른 건,

문화인류학자의 말 때문이었습니다.


*


"우리는 마치 타이타닉호에 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지금 가라앉고 있는 배에 타고 있어요."


6.25 전쟁 이후 폐허가 된 거리에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그들도 가라앉는 배에 타고 있다고 생각했을까요?


가라앉는 게 있다면

다른 한쪽에서는

떠오르는 게 있다고 믿는 편입니다.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듯 보였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생명이 태어났고,

피난촌에서는 시장이 열렸고,

화가들은 그림을 그렸습니다.


"책의 마지막장의 내용이 정해져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학자의 말보다 예술가의 말에

마음이 기웁니다.

(BTS의 뷔를 저는 예술가라로 생각해요.

그의 목소리와 외모에

설득당하기도 했..지...만...서..도....)


소망이 있다면

아직 끝난게 아님을 믿기에.


____________


* 작품 사진은 2020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한국전쟁 70년 특별전, 낯선 전쟁>에서 촬영했죠.

전쟁의 현장을 마음에 와닿게 해준 그림이 많았어요.

한번더! 한번더!를 외치고 싶은 전시네요.


#그림구경 #한국근현대미술

#한국전쟁과미술 #김환기 #박고석

#근현대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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