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삶의미학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음 Apr 29. 2022

비참함을 아는 위대한 존재

2022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이미래 작가의 비엔날레 출품작 (이미지 출처: 아트메신저 이소영 채널) 


이렇게 좋은 세상!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비엔날레 전시를 실시간으로 구경하는 기쁨을! (대리만족과 동시에 부러움이~ 좋겠당좋겠당당당) 3년만에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아트메신저 이소영님 채널에서 한국관의 현장감 넘치는 영상을 시청하는데, '저게 뭐야?' 하는 당혹스러움과 보고 있으면 묘하게 슬픈 작품. 그런데 어디선가 느껴본 그 느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스마트폰 사진첩을 뒤져보았죠.


맞네! 그 작가! 


서울시립미술관 로비에 설치된 그 작품.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촬영해 두었던 이미래 작가의 작품이었습니다. 2022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이미래 작가의 작품이 전시중이었네요! (작품 한번 봤다고 이리 반가워하다니!)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보았던 <잡아먹기>라는 무시무시한 작품명을 가진 작품은 이랬습니다. 괴물같은 거대한 원형이 느릿느릿 돌면서 사물을 빨아들였다가 뱉어냅니다.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던 사슬이 후두둑둑- 떨어지며 나는 쇳소리와 시각적인 낙차감. 그리고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떨어졌던 쇠사슬이 회전하는 기계에 다시 빨려들어가고 다시 빙빙 돌아가고. 그리고 다시 후두두둑 뱉어내고....


뱉어낼 때마다 떨어지는 

쇠사슬의 부딪힘과 

사물들의 허우적거림. 


이미래 작가, <잡아먹기> , 서울시립미술관 로비에 전시 중


비닐과 쇠사슬, 끈과 천이 뒤엉킨  "살덩어리"같은 형체. 그 사이사이에 껴있는 플라스틱 물병과 막걸리병, 종이컵..   이 물건들은 주변 작가들에게 받은 작품과 부산물이라고 하네요.  보면 볼수록 묘하고 슬픈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다 이상한 상상이 떠올랐었죠. 첨단기술에, 스마트폰에 빨려들어갔다 뱉어지며 떨어질듯 말듯 매달려 있는 인간을.



인간은 자신의 비참함을 아는 위대한 존재라는 파스칼의 말에 동의합니다. 시립미술관에서 발견한 이미래 작가의 작품에서 인간의 비참함을 엿보았다면, 베니스 비엔날레에 있는 작품에는 그럼에도 품고 있는 인간의 위대함을  표현한건 아닌지....하는  이 느낌. (작품 실물 영접 대신 작품 영상과 작가 인터뷰를 보며 말할 수 밖에 없는 T T )






"엄청나게 취약한 존재들, 

세계와 자기 사이에 보호막이 없는,

이런 존재가 반대로 강인한 것으로 생각했고 

이를 드러내고 싶었다."


- 이미래 작가 인터뷰 중에서 - 



이미래 작가의 베니스 비엔날레 출품작 (이미지 출처: 아트메신저 이소영 채널)



#2022베니스비엘날레 #이탈리아베니스

#labiennale #LeeMiRae

#비엔날레한국관 #이미래작가

#설치미술 #설치작품 #현대미술 

#미술과인간 #기계와인간 #서울시립미술관


매거진의 이전글 타인중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