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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음 May 19. 2022

음미하는 마음

사울 레이터 전시


"그녀가 의자에 앉아 

음악을 듣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았어요."


함께 했던 여인을 향한 고백처럼 

그는  "바라보고 음미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작가였네요 . 


서울의 중심에서 살짝 빗겨서 있던 전시공간, 피크닉

일을 끝낸 후 소풍처럼 만난 사울 레이터의 전시. 

(낡은 건물이 어떻게 매력적으로 바뀌는지 

구경하는 맛도 있었지요!) 




타인에게 성큼 다가가기 보다 바라보며 사색하는.  

그런 작가의 성품과 정서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되었더군요.  


유리창에, 빗방울에, 벽과 천막에 가려도 

그저 있는 그대로를 담는 카메라. 

그렇게 슬며시 가려진 인물과 사물은 

프레임 밖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합니다.


레이터의 카메라에 담기는 대상은 

눈에 선명하게 보이는 존재만이 아니었지요. 

공간의 빛과 습도, 공기의 온도와 흔들림까지 담길 때 

그의 사진이 완성됩니다.  

사진 속의 형태는 흐려지고 풍경 속으로 녹아들며

인상주의 작품이 되어버렸네요.





사물의 경계가 흐릿해진 그곳에서 

레이터의 컬러는 더욱 매력적으로 드러났습니다. 

덕분에 얻게 된 '컬러 사진의 선구자'라는 명성. 

하지만 이러한 '대단한 타이틀'에 그는 별 관심이 없었다고 해요.


타인의 인정이나 찬사보다 

마음이 흐르는 대로 셔터를 눌렀던 레이터. 

작품은 먼길을 지나 그의 노년에 알려지게 되고, 

여기, 한국까지 오게 되었네요.





삶의 대부분을 무명으로 살았던 그가 

자신의 작품을 계속 사랑할 수 있었던 건, 

아마도 한 사람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그의 작품에 대해, 늘 "아름답다"고 말해준 연인, 솜스. 


명성과 인기, 매력적인 것을 

다 소유하고 싶어하는 뉴욕 한복판에서,

바라보며 음미하는 마음으로 살아간 레이터.

그의 작품을 보며 마음이 편안해지더군요. 

시끌벅적한 하루에서

건져올린 음미하는 시간.

또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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