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과 미국 서부 여행

젊은 세 커플의 여행기 (23.06.03.)

by 한양희

동생들이 왔다. 수빤, 진매 둘 모두에게 첫 미국 여행이었고, 둘 다 남친들을 달고 왔다. 오랜만에 봤다면 눈물을 주르르륵 흘렸을 테지만, 한국에 막 다녀왔던 터라 일주일 만에 보는 동생들을 대하는 마음은 감격보다는 반가움이었다.


10박 11일 동안 세 커플이 샌프란과, 요세미티, 디즈니랜드, LA를 돌았다. 너무나 무탈하고 순조로운 여행이었다. 생각하는 모든 곳에 수월하게 들어갔고, 차가 막히지도 큰 변수도 없었다.

위기나 다툼 등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해야 여행 후, 회상할 거리가 더 많아지는데, 흠잡을 때 없이 너무나도 평화로운 여행이었기에 끝맛이 슴슴한 느낌이다. 막내 남친이 화장실에 가고 싶어 해 이리저리 헤맨 사건이 가장 큰 일이었을 정도니 말이다.

이 단조로운 여행 동안 가장 좋았던 건 동생들과 들로레스 공원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 때였다. 별 다른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니고, 깔깔 웃었던 것도 아닌데, 햇볕을 받으며 샌프란의 전경을 바라본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서로 오래 붙어 있다 보니, 누군가의 얄미운 모습이 눈에 두드러지기도 했고, 누군가의 어떤 행동은 배려하는 모습이 예뻐 더 돋보이기도 하더라. 가까운 관계에서도 서로의 행동을 평가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인 것인가? 내 모습도 평가되었겠다 생각하면 땍땍 거리며 대장질하는 것을 조금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쫄병들을 이끌며, 계속 운전대를 잡은 내 힝구가 너무 고맙다. 힝구는 다 가본 곳들이었기에 그리 흥미 있지 않았음에도, 내 동생들을 위해 휴가까지 써가며 봉사를 했다. 세상에 이런 남편이 어디 있나 싶다.


뜨뜻미지근한 우리의 여행이 끝나고 다시 휴스턴에 돌아오니, 기온이 37도를 넘어가고 있다. 텍사스의 찐 여름을 마주하니 선선했던 세 자매와 파트너들의 캘리포니아 여행이 벌써부터 살짝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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