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우체국에서 편지 쓰기

2박 3일 도깨비 멕시코 여행

by 한양희

여행을 떠나서 특별히 하는 일이 있다면 그건 바로 그곳의 도서관이나 서점가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 보내기다. 혼자서 여행을 다닐 때면 모든 시간이 낯설고 새로웠다. 여행지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같기도 하고 또 다르기도 한 그들의 삶 속에서 나는 철저히 이방인이 되어 영원히 혼자 인듯하기도 했고 그래서인지 잊혔던 사건과 감정들이 많이 떠올라 바로 글자로 내 뱉어내고 싶어질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찾는 곳이 도서관이나 서점이었다. 모르는 활자 속 누군가가 기록하려고 했던 이야기들을 손을 대어 읽어보고, 엽서 한 장을 사 카페에 앉으면 눈을 감아도 떠오르는 얼굴들이 아른거렸다. 그 얼굴들이 가족일 때도 있었고, 연인이거나, 친구일 때도 있었고, 나 자신일 때도 있었다.


첫끼였던 타코와 마야 춤을 추는 사람들
멕시코의 가면 레슬링
성 안의 벽화와 멕시코시티 거리 모습

힝구와 함께 떠난 멕시코시티로의 여행. 고도가 높아서인지 우리 둘은 약간의 두통과 함께 스페인 식민시절 형성된 도심의 광장들을 잊는 골목을 거닐었다.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곳. 유튜브로 짧게 배운 스페인어는 입안에서만 맴돌았고 오랜만에 이방인이 된 듯한

느낌을 받으며 산소가 약간 부족한 듯한 신선한 도시의 공기로 폐를 가득 채웠다.

갑작스럽게 온 여행이었기에 사전조사가 부족했고 발길 닿는 데로 이곳저곳을 걸어 다닌 탓에 관광지로는 유명하지 않은 도서관이나 성당의 내부도 들여다볼 수 있는 행운이 따랐다.


얼떨결에 들어간 도서관과 박물관
끊임없는 타코와 거리의 악사

이번 멕시코 여행에서는 바로 옆에 있는 힝구에게 엽서를 썼다. 투닥거리고 다투기도 하지만 항상 서로를 사랑하며 행복하자는 뻔한 말을 몇 자 적어 우표를 붙이고 우체통에 넣었다. 더 속 깊은 말을 하고 싶었는데, 늘 옆에 있으니 고마운 마음도 무뎌지는 것 같다. 사랑하는 이의 소중함을 알려면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내가 쓴 엽서에 주소를 쓰고 우표를 붙이는 남편, 힝구
멋진 멕시코시티 우체국 내부

힝구가 출근하고, 오랜만에 잠시 여유가 생긴 나는 잠시 감상적이다. 잠시 후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얼굴을 보고서 이 소중한 마음을 유지해야 할 텐데. 아직 미숙한 나의 마음은 잠시 스쳐갈 뿐이다.


#멕시코시티 #우체국 #엽서 #도서관 #서점 #mexicocity #postcard #postoffice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