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한국에선 중산층

캄보디아에선 부자

by 한양희
쾌적한 스타벅스

금요일밤에 도착하여 캄보디아에 온 지 4일째. 세 번째의 아침을 맞이하는 날이다. 나는 이 빈곤한 땅 중심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말차라테를 시키는 사치를 부리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돈이라는 건 참 묘하다. 대전에 있을 때는 별로 풍족하게 지내고 있다고 느끼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은 자족적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대전에도 부자들이 있긴 했지만 세끼 밥 먹고, 차를 타고, 일을 하고, 집에 가서 잠을 자는 건 비슷비슷했다. 지금 있는 이곳은 다르다. 눈에 보이는 빈부격차의 한가운데서 부자인 쪽에 앉아 가난한 이들을 보고 있으니 그 마음이 너무나도 불편하다. 신발을 신지 않은 채 흙길을 뛰어다니는 아가들의 발바닥에 상처라도 생기면 어떻게 될까. 그 상처를 통해 세균이라도 들어가게 된다면...

삶이 송두리째 바뀔 수도 있는 아무것도 아닌 요소들이 너무 많고, 너무 보잘것없어서 이 더운 나라에서 조차 마음이 시리다.


꿀맛 같은 두 시간의 마사지는 겨우 30달러였고, 그조차도 대부분의 금액이 경영자에게 돌아갈 것을 아는데 그 작은 손으로 내 큰 몸뚱이를 열심히 주무르는 까만 그녀들이 안쓰러웠다.

왜 같은 지구에 있는 사람이라는 생명체들 중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가혹한 시련이 주어지는 것일까?

복에 겨운 나는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있으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내게 주어진 자본들로 그들에게 선량한 척 선의를 베푸는 척하고 있다. 자조적인 것인지. 일말의 양심이 살아있는 상태인지 그 경계가 모호한 곳에 앉아. 내일모레면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가장 크리스마스와 동떨어져 있는 곳에서 마주하고 있다.

(2019.12.22.)


크리스마스 준비가 한창인 씨엠립 시내








이전 02화2. 우연한 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