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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담 조셉 Aug 16. 2020

아직도 어려운 모유수유

행복한 육아 그리고 모유수유

둘째 잠잠이가 100일을 코앞에 둔 이 시점에, 단유를 언제 할 것인가 고민이 슬슬 되기 시작했다.

첫째는 첫 석 달을 영아 산통으로 시도 때도 없이 우는 바람에 그를 유일하게 달랠 수 있는 수단은 젖 물리 기여서 정말 내가 너무 질려버린 나머지, 2개월 째부터 혼합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도 6개월까지 모유를 주고 그 이후에 단유를 했다. 아쉬운 마음 10% + 홀가분 한 마음 90%


근데 둘째는 뭔가 많이 아쉽다. 지금까지 완모를 쭉 해오고 있는데 밤에 아기는 되려 잘 자는데 차오르는 가슴을 부여잡고 내가 깨는 일이 많아서 이 노동을 언제까지 계속해야 되나 하는 고민과 함께 단유를 하고 나서야 홀가분하게 뭔가 운동다운 운동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리고 석 달째가 되니 젖 먹는 양이 더 늘어나는데 가슴은 늘 비어있는 기분이다. 신생아 때 잠을 더 잘 것인가 아니면 젖을 더 짜고 잘 것인가 늘 고민되던 밤 - 나는 잠을 포기하고 젖을 다 짜서 냉동에 차곡차곡 얼려두었다. 처음에는 완모라는 결심보다 수유를 하고 나서 그득하게 먹고 자는 아기의 배냇짓이 너무 귀여워서였다. 그 순간만큼은 그냥 뿌듯했다. 그런데 그 누군가 내게 코로나(COVID19)가 창궐하여 세상을 덮친 이 상황에 아이에게 더 나은 면역력을 길러줘 보라며 완모를 부추기는 한 마디가 완모라는 결심을 굳게 하는데 한몫을 하였다. 이제 막상 둘째를 낳고 보니 남 앞에서 가슴을 열고 모유수유를 한데도 부끄러움이 전혀 없는 완벽 아줌마가 되었는데도 아직도 모유 수유는 어렵다.


모유가 잘 돌려면 엄마가 잠을 잘 자고 쉬어야 하는데, 나는 오랜 불면증 탓도 있지만 약간 부산한 성격 탓에 먹기는 잘 먹어도 틈이 나더라도 잘 쉬지를 않는다. 집안일이 왜 그리 많은지. 그리고 프랑스에서 나 홀로 육아 삼매경인 이 마당에 산해진미를 다 끌어다가 차려 먹을 수도 없다. 밥 그리고 된장국이 다다. 그러니 모유가 잘 안 돌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다 결국은. 우리 엄마는 니 새끼 잘 먹이자고 내 새끼가 고생하는 거 싫다시며 그냥 분유 타 먹이라 말씀하시는데 글쎄,..아직은 아닌 거 같다.


그런데 한 가지 우려가 되는 것은 잠잠이는 다소 먹는 게 까다로운 녀석이어서 유축한 모유를 데우는 기계로 따숩게 데워 줘도 온도가 자칫 안 맞거나 뭔가 기분이 상하면 다 먹지를 않는다. 젖병 꼭지만 잘근잘근 뭉갤 뿐이다. - 과연 내가 분유로 언젠간 갈아탈 수 있을까.

한 프랑스 친구는 처음부터 분유를 선택했다. 본인은 남 앞에서 가슴을 열고 수유하는 것이 싫을뿐더러 새벽 수유도 하루는 본인이 다른 하루는 남편이 일어나서 분유를 타고 공평하게 전담을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모유 수유를 하게 되면 본인만 주구장창 붙어서 아기에게 젖을 물려야 하고 그건 본인이 생각했을 때 모유 수유 때문에 여러 가지 불편함이 생기면 그건 육아가 행복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한국에 있는 다른 친구는 2년을 완모를 했단다. 어찌 그게 가능한가 물었더니 아주 심플하게 그냥 물렸단다. 그리고선 본인이 좋아서 한 일이고 그것만큼은 보람되고 뿌듯하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대단한 친구다.

두 사람 모두 본인이 본인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한 것이다. 결국은 아기를 돌보는 엄마의 마음이 편해야 육아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모유이든 분유이든 아님 혼합이 됐든 간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엄청 긴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과 같다. 굳은 의지도 중요하고 적절한 페이스 조절도 해야 한다. 나는 그 어디즘 달리고 있는 걸까?


얼마 전 3개월 소아과 진료를 했는데, 쑥쑥 잘 자라고 있는 아들이 대견하다. "된장국 - 미역국- 황탯국" 이 세가지만 돌려먹었는데도 영양소가 괜찮긴 했나 보다. 그리고 아기가 먹는 어느 정도의 수유텀이란 게 생겼고 다행히도 양적인 면에서 모유가 모자라지는 않는 모양이다. 뿌듯하다. 

고민할 필요 없다. 그냥 그 시기에 맞게 흐름에 맞게 적절하게 바꾸면 된다. 완모를 한다 해서 누가 상을 주는 것도 아니오 단지 자기만족일 뿐이다. 그리고 분유를 먹인다 해서 영양적으로 현저히 떨어진다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완모이든 완분이든 혼합이든 - 모든 엄마의 고민은 단 한 가지다. 우리 아기가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 

우리 아들 오늘도 건강하게 쑥쑥 크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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