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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세 번째 이야기

by 이은주



외동이어서였을까? 자식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위험한 것은 절대로 못 하게 하셨다. 하지 말라는 것이 참 많았고 하지 못했던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처음 엄마가 되고 '내 아이는 이렇게 키워야지'라는 생각도 없었던 것 같지만,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최상의 노력은 다 했다. 두 번은 못 할 만큼.. 왜? 까다롭고 예민한 기질을 가진 아이였기에 '엄마'만 있지 '나'는 없는 삶이 없다. 엄마라면 다들 그렇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첫 째가 4살 되던 무렵 내 몸에서 신호가 왔다. 병원에 가니 노란불도 아닌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 심각한지도 모른 채 지냈는데 의사가 얘기하길 "이대로 조금 더 지나면 암이 올 수 있다며 어찌하여 이지경이 될 때까지 몸을 돌보지 않았냐는 소리" "네?" 의심했다. 의사를... 하여 다른 몇 군데 병원을 더 가보았고 여전히 똑같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

면역력이 다 깨지고 재생할 수 있는 에너지가 하나도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왜 그렇게 나를 돌보지 않았을까? 지금도 물으면 답을 내리지 못하겠지만 머리로는 안다. 내가 있어야 아이도 있다는 것을.


병원을 다니며 약을 먹고 운동하고 바닥이 난 면역력을 끌어올리려 하지만 여전히 더디고 더디다.

그로부터 6년이라는 시간이 될 때쯤에서야 조금 깨달았다. 내 욕심이었다는 것을!

완벽하고 하고 싶었던 그 마음이 행동들이 현상으로 드러났다는 것을 말이다. 또다시 어리석었음을 깨닫는다.




아이를 위한다고 했던 공든 탑은 엄마의 욕심으로 쌓아 올린 탑이었다. 그것은 바로 무너졌어야 할 탑이었다는 의미다.

'하지 말아라', '안 된다', '몸에 안 좋아' 등 통제하는 언어들을 사용함으로 아이의 욕구는 점점 자랐다. 그렇다고 아예 안사준 것은 아니었지만 문구점에 파는 군것질, 불량식품을 아이는 그토록 원했다. 먹고 싶고 맛보고 싶은 게 너무 많다는 얘기를 듣고 "아! 나의 틀을 좀 깨야겠구나" 속말을 하였다.


용돈 규칙을 정하고 각자 모은 용돈으로 원하는 물건,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어떤 것이든 허락해 주기로 약속했다. 단, 부모님과 함께 가고 일정 금액은 정해두었다.

아이는 재차 묻는다. "엄마, 정말 그래도 되는 거야?" "안 된다고 안 할 거지?" "그래, 안 할 거야"

뛸뜻이 기뻐하며 엄마 손등에 뽀뽀를 연거푸 하기 시작했고 아이는 용돈 100원, 200원을 모으기 위해 자기 할 일을 스스로 지키려고 노력한다.


부모에게 자식은 스승이라 했다. 이 어미는 아이로부터 산 공부를 하였다.

공든 탑은 아이와 함께 아이 눈높이에서 하나씩 쌓으리라 다짐한다.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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