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에로스의 종말 - 한병철
저는 생산과 소비의 반복일 뿐인 이 시대에 환멸을 느껴요. 무의미함. 더 많은 생산과 더 많은 소비만이 목표가 되는 삶이 어떻게 인간적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나는 이 불편한 감정의 근원을 찾으러 꼿꼿이 들어갔다. 한병철 저자의 [에로스의 종말] 속으로.
우리는 늘 진정한 사랑을 원하지만 항상 실패를 겪고 난다.
왜냐하면, 우리가 꿈꾸는 사랑의 모습이란 사실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낸 가공의 허구일 테니까.
어렸을 적부터 자연스레 보고 자라온 로맨스 드라마, 영화 속 연인들의 모습. 서로를 애타게 찾고 그리워하는 교과서에 수록된 문학작품들. 그리고 단편적인 해석. 진실이 분간되지 않는 인터넷 썰 풀이, 친구들의 자랑과 과장이 겸비된 각종 연애담들.
그래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상상보다 가볍고 건조하며 고통스럽다. 이건 진짜 사랑일 리 없으니, 상대를 비난하고 떠난다. 진짜 사랑을 찾으러.
그런 반복의 과정을 거쳐, 어른이 된 아이들.
여전히 꿈을 좇을 뿐인 어른들.
이 거리감이 오늘의 허무와 우울을 더욱 증폭시킨다. 그곳을 채우려, 더 많은 일과 공부와 아무튼 생산적인 일. 그 보상으로 더 자극적인 소비와 쾌락, 만족.
지겨워라. 정말로 이 시대의 끝이 도래했다. 이제는 작별해야 할 때이다.
내가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곳을 찾기만 하는 일들은 그만두도록 하자.
그저 지금에서서 다음으로, 사랑을 가진 채 시간 이동.
한병철은 이를 위해 에로스를 제시한다.
자기만족을 그만두고, 타자로 향해 나아가는 것. 그 무엇보다 인간적인 연결을 추구하는 것.
자신을 가두는 알을 부수고 깨어나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
고통스러운 사랑을 인정하고 함께 가는 것.
사랑은 나를 부수고 너와 연결되는 합체.
이 책을 포함해 거의 모든 것에서'기존의 세계에서 깨어나 자신의 질서를 다시 세우는 일을 하라'고 시대가 부른다.
그러나 그보다는...........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기. 판단하지 않고, 정의하지 않고, 규칙을 바로 세우지 않고, 힘을 빼고 이 전체를 느끼는 것. 시간의 흐름에 올라타는 것.
나는 계속해서 가야지. 그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