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어떠한 바람이나 목적지도 필요없이 그저 걸어간다.
산책의 목적은 그 자체일 뿐이다.
걸으면서 즐기는 것이 전부인 행위에 무엇이 더 필요한가.
대신 삶은 돌아갈 곳이 없다.
이미 집밖으로 출발했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되돌아 올 수도 없고 그럴만한 곳도 없다.
평생토록 걸어야만 한다. 그래도 괜찮다. 산책은 즐거우니까.
누군가는 삶을 마라톤에 비유한다. 정말일까? 안타깝게도 인생의 도착점은 없다.
그러니 뛸 필요도, 다른 이들과 경쟁할 필요도 없다.
삶은 산책이 아닐까. 걷다가 지치면 앉아서 쉬기도 하고 목적 자체가 즐기는 것에 있는 산책.
우리는 돌아올 곳 없이, 정착할 곳 없이 평생을 배회하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