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은 비현실성이 아니다
공부 안 하고 연습 안 해도 잘 될 거라고 믿는 게 긍정이라고? 바보?!
당신은 긍정적인가?
A씨의 대답은 'Yes'이다. A씨에게 설명을 좀 부탁드려보도록 하자.
A씨는 몇 가지 사례를 언급한다.
-저는 영어 공부 안 하고도 영어 시험 잘 볼 거라고 믿어요.
-저는 체육 시간에 농구 자유투 실기 시험 보는데, 연습 안 하고도 잘 볼 거라고 믿어요.
-저는 매일 라면만 먹지만 건강할 거라고 믿어요.
-저는 매일 담배를 피우지만 폐암에 걸리지 않을 거라고 믿어요.
-저는 매일 술을 먹지만, 복부 비만과 당뇨에 걸리지 않을 거라고 믿어요.
갑자기 속이 부글부글 거리고, 머리에서 열이 나기 시작하는데, 나만 그런 건가?
심호흡을 하고 A씨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더 해보자.
그래서 실제로 결과가 좋았나요?
자. 혹시 혈압이 높아질 것 같은 분은 더 읽지 말고, 일단 혈압약 먹고 다시 와서 읽으시길...
A씨의 대답이 아주 가관이다.
-아니요.
-영어 시험 떨어졌어요.
-자유투 실기 떨어졌어요.
-감기를 달고 삽니다.
-기관지가 좋지 않다고 경고받았어요.
-자꾸 배만 나오네요?
흐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는 여전히 자신이
공부하지 않고, 연습하지 않아도 인생이 잘 풀릴 거라고 믿으며,
라면을 자주 먹고, 담배를 계속 피고, 술을 계속 먹는다. 참고로 운동은 안 한다.
그리고 스스로의 마인드를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자신은 행복하고, 긍정적이라고, 인생은 이렇게 긍정적으로 살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부글거리는 마음을 꾹꾹 눌러놓고, A씨에게 학자로서 진실을 이야기해주도록 하겠다.
A씨는 긍정적이 아니다. 낙관적이 아니다.
그냥 비현실적인 사람일 뿐이다.
Photo by Fuu J on Unsplash긍정이라는 것에 대해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긍정은 공부 안 해도, 노력 안 해도, 연습 안 해도 뭔가 잘 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게 아니다.
그런 건 그냥 비현실적인 거다.
음주 운전해도 난 안 죽는다고? 그게 긍정적이라고?
졸음운전해도 난 안 죽는다고? 그게 긍정적인가?
술, 담배 같은 몸에 나쁜 것을 다 하면서 건강히 오래 살 거라고? 그게 긍정이라고?
이런 생각은 그냥 바보다.
비현실적인 착각이자, 망상으로 심하면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
진짜다.
그럼 긍정이 뭐냐고?
긍정은 자신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노력을 다 한 후에 설령 그것이 기대에 미치지 않더라도 용기를 잃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낮은 성과를 배움으로, 도약의 기회로, 좋은 실험으로 여기면서 더 좋은 삶을 위한 원료로 삼는 것!
이것이 긍정이다.
또한 현재 자신의 상황을 현실성 있게, 사실에 입각해서 적절히 파악하고,
자신의 위치와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는 것 그것이 긍정이다.
여러분은 어떤가?
혹시 A씨처럼 비현실성을 긍정이라고 착각하면서 망상에 빠져 살고 있진 않은가?
그렇다면 꿈에서 깨어나자.
긍정과 비현실적 망상은 다르니까 말이다.
*참고문헌
Weinstein, N. D. (1980). Unrealistic optimism about future life event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39(5), 806–820. https://doi.org/10.1037/0022-3514.39.5.806
Weinstein, N. D. (1982). Unrealistic optimism about susceptibility to health problems. Journal of Behavioral Medicine, 5(4), 441-460.
Weinstein, N. D., & Klein, W. M. (1996). Unrealistic optimism: Present and future. Journal of Social and Clinical Psychology, 15(1), 1-8.
*관련 홈페이지: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표지 그림 출처
Photo by Holly Chisholm on Unsplash
*행복을 읽어 주는 인지심리학자 유튜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