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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국희 May 11. 2022

평범한 노력

금메달 리스트의 노력과 평범하게 성공하는 노력은 다르다

'둘 중 무엇이 진짜냐, 혹은 중요하냐, 그도 아니면 핵심이냐?'

이런 식의 논쟁은 인류와 함께해온 논쟁이다.

오늘 이야기는 이 중 하나와 관련 된다. 바로 재능과 노력에 대한 논쟁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능이 중요한가? 노력이 중요한가?

성공하려면 재능이 전부인가? 노력이 전부인가?


어떤 이는 재능이 전부이고,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재능이 주어져 있으며, 변하지 않기에

노력해봐야 소용없다고 한다.


다른 이는 노력이 전부라고, 노력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재능만 신봉하는 이들에게

노력으로 재능은 얼마든지 개발될 수 있다고, 재능은 변화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노력을 깎아 내릴 시간에 공부를 하라고 말하기도 한다.


누구 말이 맞는 걸까?

사실 둘 다 틀렸다.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식의 모든 논쟁의 정답은 대부분 '둘 다 중요하다'이다.

재능 대 노력 논쟁도 마찬가지다. 성공하려면 둘 다 중요하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더 정확하게는 내가 성공하려는 분야가 무엇인지에 따라 중요도가 조금씩 달라진다.


올림픽 체조나 수영, 다이빙, 육상 분야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은가?

혹은 프로 스포츠 선수나 뛰어난 건축 디자이너, 패션 디자이너, 배우, 뮤지션으로 돈을 벌고 싶은가?

재능과 노력 둘 다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분야에서는 재능이 좀 더 중요한 편이다.

해당 분야에 최적화된 신체 조건 등도 재능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노력은 특정한 한 두 가지 재능(운동 기술이나 예술적 감각)을 갈고 닦는 노력이 된다.

한 두 가지 능력치를 90점 이상 100점으로 만들려는 노력이라고 할까.


그런데 이런 식으로 재능이 더 중요한 분야는 극소수이다.

모두가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가 될 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학문적으로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노벨상 수상자일수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Photo by Chris Curry on Unsplash


그냥 망하지 않을 만한 사업 하나 하거나, 직장에 다니면서 국민 평균 연봉 정도 벌고,

평범하게 집 한 채 가지고, 차 하나 몰면서, 휴가철에는 휴가 즐기고,

평범하게 가정을 꾸리고 사는 정도도 충분히 성공이고,

이 정도만으로도 인간은 충분히 행복하고 만족하며 살 수 있다.


문제는 이런 평범하게 성공한 삶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 이렇게 평범하게 성공한 삶에서 재능과 노력이 중 어느 것의 비중이 좀 더 높을까?

오해를 피하기 위해 일단 재능과 노력 둘 다 중요하다는 것은 다시 전제로 하겠다.

그런데 비중 측면에서 노력이 조금 더 중요하다.

여기서 노력은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의 노력과는 다르다.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는 재능을 갈고 닦는 노력이었다면,

*평범한 삶에 필요한 노력은

-성실함과 끈기, 인내, 투지 같은 것이다.

-매일매일 해야 하는 일과 공부를 하루도 빼먹지 않고, 반복하는 것이다(루틴과 리추얼).

-티도 않나는 집안일이나 청소 같은 일을 계속 해내는 것이다.

-처음에는 힘들지만, 나중에는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저것 신경 쓸 것이 많은데, 그런 것을 계획적으로 차근차근 처리하는 것이다.

-매일매일 자신을 가꾸고, 관리하고, 조절하는 것을 해내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태어나는 능력들 중 내 삶의 환경에 맞는 조합을 찾고,

그런 조합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특정한 능력이 아니라, 다양한 능력치들을 골고루 발전시키고, 성장시키는 노력이다.

-다른 말로 하면, 특정한 것만 90점 100점 받는 노력이 아니라,

다양한 능력치들을 80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노력이다.

90점, 100점인 능력이 없어도 괜찮다. 그냥 전반적으로 80점 이상이면 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모두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가 되는 것만을 성공으로 보는 것 같다.

사실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는 통계적으로 아웃라이어다. 특이한 사람들이다.

이런 특이한 사람들만 보고 있어봐야 내 삶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하는 노력을 보고 있어 봐야 노력도 재능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든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볼 필요가 없다. 본다고 해도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다.

이 세상에는 그냥 평범하게, 보통으로 성공하는 사람들이 더 많고, 우리도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

우리가 봐야 하고, 배워야 하는 것은 그렇게 그냥 평범하게 성공한 사람들과 그들의 노력이다.


올림픽 금메달을 딸 사람들에게는 미안하다.

그러나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다.

사실 대부분의 심리학자들도 그런 특이하고 특별한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다.

심리학은 평범한 보통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학문이지

특이하고 특별한 사람들에 대한 학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심리학자처럼 생각했으면 좋겠다.

TV에 나오는 사람보다는 TV에 나오지 않는 사람에게 주목하자.


진실은 TV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에게 있으니까.


*참고문헌

Pfeifer, R., & Scheier, C. (2001). Understanding intelligence. MIT press.


Ceci, S. J. (1996). On intelligence. Harvard University Press.


Sternberg, R. J. (2013). Intelligence. John Wiley & Sons, Inc..


*표지 그림 출처

Photo by Jeff Siepman on Unsplash


*인지심리학자 이국희 교수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xpwfINPyNYaSKJX7Io2B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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