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국희 Sep 28. 2022

집중이요? 그냥 습관이에요

리추얼: 성공하는 사람들은 생산적인 일을 그냥 매일 습관적으로 한다

자기 계발 관련하여 상담을 요청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이야기들이 몇 개 있다.

"교수님. 어떤 일을 시작하는 게 어려워요."라는 말도 그중 하나다.


좀 더 길게 이야기하자면, 마음은 먹는다, 계획도 세운다, 그런데 실행을 하기 어렵다.

그냥 시작을 하면 좋으련만, 그 시작이 힘들다.

시작을 하기 위해 다시 마음을 먹어야 하고, 다시 계획을 세워야 하며,

야속한 시간은 계속 흘러만 간다.

시작하기 위해 씨름하는 동안 동기부여도 점점 줄어들고 좌절감이 든다.


도대체 생산적인 일을 매일매일 해내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뭔가 유전자가 다른 건가?

일단 유전자가 다른 것은 아니다.

특별히 뛰어난 뇌를 타고난 것도 아니다.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럼 뭔가 다른 거지?


나는 시작하는 것 자체가 이렇게 힘든데,

어떻게 그들은

매일 글을 쓰고, 매일 분석을 하고, 매일 음악을 만들고, 매일 영상을 편집하고,

매일 강의를 준비하고, 매일 연구를 하고, 매일 디자인을 하고, 매일 공예를 하고,

매일 연습을 하고, 매일 춤을 만들고, 매일 작품을 만들어 내는 걸까?


심리학자들은 생산적인 일을 매일 해내는 사람들에게 한 가지 공통된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뭐냐고?

그들은 시작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시작한다. 당연하다는 듯이 그냥 글쓰기 시작하고, 작곡하기 시작하고, 작사하기 시작한다.

그냥 당연하게, 툭 안무 연습을 시작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하고, 디자인을 시작한다.

아무렇지 않게, 툭하고 장거리 3점 슛 연습을 시작하고, 가르치는 영상을 찍고, 통계 분석을 시작한다.


세계적인 무용가 트와일라 타프(Twyla Tharp, 1941. 7. 1 ~)도 그렇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주섬주섬 옷을 입고, 집 앞에 나간다.

그리고 먼저 오는 택시를 잡아 타고, 펌핑 아이언 체육관으로 간다.

그리고 그냥. 연습을 시작한다.

체육관에 가면, 연습과 몸 관리를 위한 모든 세팅이 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의 준비가 필요 없다.

몸을 풀고, 건강 관리를 하고, 유연성 관리를 시작한다.

공연 연습과 춤을 만드는 일을 그냥 매일 한다.

춤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반대로 의미와 가치를 동작에 담고,

춤에 이야기를 담거나

반대로 이야기를 춤 동작으로 승화하는 일을 그냥 매일 반복한다.

오전 시간은 그냥 무조건 이렇게 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오후에는 여유롭게 보낸다.

친구도 만나고, 공연 기획자도 만나고, 조명 담당자도 만나고, 음악 담당자와 대화한다.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는다.

밤에는 10시쯤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다음 날 새벽 5시에 일어나 전날과 같은 패턴의 삶을 반복한다.


Photo by Sam Moqadam on Unsplash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Haruki Murakami, 1949. 1. 12 ~)도 큰 차이점이 없다.

새벽 6시에 일어나서 무조건 서재로 들어가서 글쓰기를 시작한다.

서재에 들어가면, 글쓰기를 위한 모든 세팅이 되어 있기에 마음을 먹거나,

글쓰기 준비를 따로 할 필요가 없다. 그냥 쉽게 시작할 수 있다.

그렇게 매일 글을 쓴다.

오전 시간은 무조건 글 쓰는 시간이다.

세계적인 작가라고 해서 소설을 쓸 때, 특별한 영감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매일 쓰는 것이 영감이고, 매일 쓰는 것 자체가 최고의 소설을 쓰는 비결이다.

전날 썼던 것을 수정하길 매일 하고, 오늘 새로운 내용을 쓰고,

예전에 썼던 부분 중에 다듬어야 하는 부분이 생각나면 수정하길 매일 하고, 오늘 또 새로운 내용을 채우고,

그의 글들은 모두 이렇게 완성되었다.

트와일라 타프처럼 무라카미 하루키도 오후에는 여유 있는 시간을 보냈다. 수영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음악 감상도 하면서, 아주 가끔은 사람들과 만나 식사도 하고, 술도 한 잔 기울이면서 말이다.

그리고 밤에는 무조건 9시쯤 잔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면, 전달과 같은 패턴의 삶이 시작된다.

무라카미뿐 아니라, 모든 작가들이 이런 식으로 글을 쓰고 있다.

어떤 영감이 와서 글을 쓰게 되는 사람이 있거나, 그런 날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냥 매일 쓰고, 수정하기를 반복한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 3. 14 ~ 1955. 4. 18.)도 그랬다.

아침 8시에 일어나, 씻고, 옷 입고, 9시에는 아침밥을 먹으면서 신문을 보고,

10시에는 집 앞으로 나와 학교에 가는 셔틀버스를 탄다.

셔틀버스가 아인슈타인의 연구실 건물에 정차하면, 내려서 자기 연구실로 간다. 10시 30분이다.

그리고 연구실에 가서 그냥 연구하고, 강의 준비를 시작한다.

오전 내내 이렇게 보내고, 1시에는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우편 정리를 하고,

밀린 행정 처리를 한다.

대학원 강의도 하고, 학부 강의도 한다.

그리고 11시쯤엔 반드시 잠자리에 든다. 다음날이 되면, 전날과 똑같은 패턴의 삶이 시작된다.

아인슈타인의 뛰어난 연구들은 그에게 특별한 영감이나, 계시가 왔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영감을 만들어 냈고, 영감을 창출해 냈다.

그냥 매일같이 연구하기에 그런 영감이 생긴 것이다.

아인슈타인 정도가 아니더라도, 모든 학자들과 연구자들은 실제로 이렇게 하고 있다.


자.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냈는가?

그렇다. 일단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장소로 자기 자신을 보낸다.

체육관으로, 서재로, 연구실로 자실을 이동시킨다.

그리고 이렇게 이동하는 시간이 매일 동일하다.

이 두 가지를 연결하면, 특정 시간에 특정 장소로 자신을 보낸다.

방해받지 않고, 일하고, 연습하고, 글 쓰고, 연구할 수 있는 시간에

일을 시작하기 쉬운 장소로, 연습을 시작하기 쉬운 장소로 자신을 이동시킨다.

이것이 핵심이다.


그 누구도 나를 방해하지 않는 오전 시간과 새벽 시간에

다른 사람들도 다~ 활발하게 움직이기에 나를 슬슬 찾기 시작하는 오후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도 못하고, 아직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오전 시간에

이들은 컨디션을 회복하고, 일을 시작하고, 생산을 시작한다.

그것을 하기 쉬운 곳. 모든 준비가 되어 있는 곳으로 자신을 보내서 생산적인 일을 시작한다.


소위 리추얼(Ritual)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들은 시작을 고민하지 않는다.

시작을 방해받지 않는 시간에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작을 고민하지 않는다.

시작을 방해받지 않는 장소로 자신을 보내버리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어떤가? 혹시 이들처럼 하고 있지 않았다면, 이제 해보자.

시작을 방해받지 않는 시간에 일하라.

그리고 시작을 방해받지 않는 장소로,

모든 것이 세팅된 장소로 자신을 보내라.


그리고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툭툭, 그냥 일을 시작하자.

리추얼.

생산적인 일을 매일 해내는 사람들에겐 모두 리추얼이 있다.


*참고문헌

Wood, W., & Quinn, J. M. (2005). Habits and the structure of motivation in everyday life. In J. P. Forgas, K. D. Williams, & S. M. Laham (Eds.), Social motivation: Conscious and unconscious processes (pp. 55–70). Cambridge University Press.


Mazar, A., & Wood, W. (2018). Defining habit in psychology. In The psychology of habit (pp. 13-29). Springer, Cham.


Currey, M. (Ed.). (2013). Daily rituals: How artists work. Knopf.


*표지 그림 출처

Photo by Malte Helmhold on Unsplash


*인지심리학자 이국희 교수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xpwfINPyNYaSKJX7Io2BUA

작가의 이전글 성공하는 사람은 무너질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