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고 싶다면 보상회로를 새롭게 길들여야 한다
인간의 뇌에는 보상 시스템이라는 것이 있다.
'동기부여'라고 부르는 것에 관여하는 시스템이다.
여러분에게 굉장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동기가 부여된 것이고,
보상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에 동기가 부여되는가?'라는 질문은
뇌과학적으로
'무엇에 보상 시스템이 작동하는가?'에 해당한다.
인간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보상이란 '좋은 기분'이다.
어떤 일에서 기분이 좋아졌다면 보상을 받은 것이고,
기분이 나빠졌다면 처벌을 받은 것이다.
인간은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것에
접근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쉽게 배우고,
나쁜 기분을 느끼게 만드는 것은
피해야 하며 멀어져야 한다는 것을 쉽게 배운다.
개인마다 좋은 기분을 주는 것과 나쁜 기분을 주는 것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
사람들을 이것을 유전에 의한 선천적 성격 차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이 아니다.
각자가 동기부여되는 것에 차이가 생기는 것은
후천적인 학습(경험이나 문화)의 영향이 더 크다.
야구 선수 아들이 야구를 하는 것은 유전이 아니라,
야구를 많이 접하면서 칭찬과 같은
보상을 얻을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고,
농구 선수 아들이 농구를 하는 것도 유전이 아니라,
농구를 많이 접하면서
응원과 같은 보상을 얻을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소리다.
학습심리학에 등장하는 '강화와 처벌 이론'이 바로 이것이다.
인간은 좋은 기분을 얻을 기회가 많았던 것에서
또다른 보상을 기대하고, 그것을 얻기 위해 더 노력한다.
이를 강화라 한다.
인간은 나쁜 기분을 느꼈던 것에서
또다른 손실을 예측하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 더 노력한다.
이는 처벌이라 한다.
우리 뇌의 보상 시스템도 딱 이렇게 작동한다.
기분을 좋게 해주는 것에 다가가라고,
접근해가라고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어떤 것을 하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 어쩔줄 모르게 되는 것과 같은
'충동'을 껴본 적이 있는가?
보상 시스템이 여러분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는 뜻이다.
보상 시스템은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것은 피하라고,
거기서 도망치라고 명령하기도 한다.
어떤 것을 하기 싫고,
미워하는 사람을 만나기 싫어 잠수를 타고 있다면,
보상 시스템이 '억제' 명령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뇌의 보상시스템은
'보상에는 접근하고, 처벌은 회피하라'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계산 공식을 가지고
우리의 삶을 움직여 나간다.
'단순한 게 최고'라는 디자인 분야의 격언처럼
우리 뇌의 보상체계는 단순명료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정말 단순한 게 최고일까?
여러분은 여러분이 쓰는 스마트폰이 정말 단순하길 원하시는가?
전화와 문자만 딱 되는 단순한 디자인의 스마트폰을 원하느냐는 말이다.
여러분이 사용하기 좋아하는 전자기기와 기술들을 보라.
단순한 것이 없다.
뭔가 복잡하고, 최첨단의 기술이 탑재되어 있는 것들이다.
복잡함을 적절히 숨겨 놓았고,
복잡함을 쉽게 학습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을 뿐이지,
결코 단순한 것들이 아니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다.
개개인의 삶은 다 복잡하다.
복잡한 기술을 숨기고 있는 스마트폰처럼
일일이 다 보이지는 않지만,
모든 개인은 복잡한 속내와 복잡한 삶을 살고 있다.
복잡한 인간관계, 복잡한 일정,
복잡한 업무, 복잡한 취미, 복잡한 돈문제.
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다들 티를 안내서 그렇지 현대인은 모두 복잡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문제가 시작된다.
현대인은 복잡하게 살고 있고,
세상도 복잡한데,
인간이 해야 하는 일이나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동기부여를 좌우하는 보상 회로의 작동 방식은 너무 단순하다는 것이다.
눈 앞의 보상에는 접근하고,
눈 앞의 손실은 피하는 시스템.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현대 사회에 이런 단순함은 굉장히 큰 문제다.
자세히 설명해보겠다.
우선 현대 사회는 공부를 오래해야 한다.
구석기 시대에는 수명도 짧고,
눈 앞의 먹을 것이라는 보상에 접근하고,
눈 앞의 맹수라는 처벌을 피하면 생존에 문제가 없었다.
우리의 보상 회로는 이때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현대인의 수명은 구석기 시대인의 2배로 길어졌고,
길어진 수명만큼 준비할 것이 많다.
현대사회에서는 복지라는 것이 있고,
먹을 것이 풍족한지라 청소년기에 굶어 죽는 사람이 거의 없다.
다만 이때 준비를 하여 내 스스로 먹을 것을 공급할 능력을 길러야 한다.
내 스스로 먹을 것을 공급할 능력을 기른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만 빼면 참 좋은 사회다.
'돈만 있으면, 참 살기 좋은 것이 현대사회 아니던가. 돈이 없어서 그렇지'
현대사회는 먹고 사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공부가 길어지고,
결혼과 출산, 육아는 늦어진 슬로우라이프가 정착된 시대다.
공부라는 것이 무엇인가?
눈에 보이지 않는 미래에 있는 보상을 쫓아가는 것이다.
있을지 없을지 모르고, 느껴지지도 않는 보상을 쫓아가는 것이 공부다.
자기계발이라고 바꿔서 불러도 마찬가지다.
자기계발은 당장에 효과가 없는 것들이다.
대부분 미래에 효과가 나타나고, 당장엔 아무 느낌도 없다.
과연 우리의 보상 회로가 이런 걸 알고,
보이지 않는 미래를 상상하면서 공부를 하게 만들 수 있을까?
아쉽지만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에게 공부는 힘들고,
어렵고, 짜증나고, 지루하고, 화나는 것이다.
다음으로 현대 사회에는 당장의 보상을 따르면 망하는 것들이 많다.
마약. 당장 기분을 좋게 해주지만, 망한다.
도박. 당장 돈을 벌게 해줄 것 같지만, 망한다.
짧은 영상 콘텐츠 시청. 당장 기분 좋고, 시간 잘 가지만, 망한다.
웹툰 보기. 이 역시 기분 좋고, 시간 잘 가지만, 망한다.
달고 짜고 매운 음식. 맛있지만, 망한다.
술. 그냥 망한다.
담배. 그냥 망한다.
카드대출 혹은 돌려막기. 완전 망한다.
돈을 쉽게 벌게 해주겠다는 유혹(다단계). 잘못하면 죽는다.
이처럼 현대사회에는 우리 뇌의 보상회로가 감당하기 어렵다.
우리 뇌의 보상회로에게만 판단을 맡겨 두기에는
새로운 것이 너무 많고, 복잡하다.
이 새로운 것들은 대부분 보상회로의 교란시키고,
우리 삶을 망치기 딱 좋은 것들이다.
현대인의 어려움이 여기에 있다.
우리는 우리 뇌의 보상회로를 새로운 방식으로 훈련시켜야 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을 새로운 방식으로 훈련시키듯이
우리의 보상회로를 새로운 세상에 적응시켜야 한다.
눈 앞의 보상에 쫓아가려는 보상회로를 누르고,
보이지 않는 먼 미래의 보상을 쫓아가는 회로로 훈련해야 하는 것이다.
시각 장애인 안내견이 시각 장애인을 위해
맛있는 음식이 있는 곳을 무시하고 지나가는 것을 배우듯이
우리도 눈 앞에 달콤한 것이 보여도 그냥 지나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눈 앞의 보상에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눈 앞의 보상을 회피할 때 이득이 됨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도박, 마약, 짧은 영상들이 유혹을 하지만,
그걸 피하는 것이 이익임을 배워야 한다.
술, 담배, 카드 대출이 유혹하지만,
그걸 피하는 것이 이익임을 배워야 한다.
돈을 쉽게 벌게 해주겠다는 유혹을 거절하고,
그런 걸 피하는 것이 이익임을 배워야 한다.
당장 손실을 주는 것 같은 일에 접근하는 것이
장기적인 이익을 준다는 것도 배워야 한다.
영상을 만드는 힘든 일을 하는 것이 이익임을 배워야 하고,
글을 쓰는 힘든 일을 하는 것이 이익임을 배워야 하며,
운동을 하는 고통이 이익임을 배워야 한다.
그림을 그리고, 작곡을 하고,
연주 연습을 하며 땀흘리는 시간이 이익임을 학습하고,
책을 읽고, 외우고, 기술을 익히고,
정리정돈하고, 반복해서 매일 공부하는 지루한 시간이
나에게 이익을 줌을 배워야 한다.
남들 다 가려는 쉬운 길, 넓은 길에는 먹을 것이 없고,
실패만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하고,
남들이 가지 않는 어려운 길, 좁은 길, 좁은 문으로 들어가야
이익이 있고, 성취와 성공이 있음을 배워야 한다.
성취하고 싶은가? 돈을 벌고 싶은가?
보상 회로를 다시 길들이자.
눈 앞의 이익에 접근하려는 본능을 피하려는
학습된 행동으로 바꾸고,
눈 앞의 손실 혹은 무의미함을 피하려는 본능을
이에 접근하려는 행동으로 바꿔야 한다.
미래의 성공은
보상 회로를 다시 길들이고, 훈련시킨 성숙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다.
*참고문헌
Hershberger, W. A. (1986). An approach through the looking-glass. Animal Learning & Behavior, 14(4), 443-451.
*표지 그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