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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tlife noah Sep 04. 2022

MZ세대 퇴사 이유? 그게 맞을까?

MZ세대 팀장이 고민한 퇴사 이유

MZ세대 퇴사율이 높다는 소식은 이제 흔한 상식이 되었다. MZ세대 퇴사에 대해서 찾아보면 쉽게 다양한 퇴사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MZ세대 퇴사 이유를 보다 보면 MZ세대를 특별한 세대로 언급하고 MZ세대만이 가진 독특한 특성에 대해서 퇴사와 엮어서 이유를 적고 있다. 그런데 정말 MZ세대는 특별해서 퇴사를 많이 하는 걸까? 흔히 돌아다니는 MZ세대의 퇴사 이유에 대해서 MZ세대라는 용어를 빼고 적어 보겠다.


개인을 더 중요시한다. 

개인의 만족이 더 중요하다.

감정노동에 취약하다.

평생직장은 없다.

참을성이 부족하다.

조직문화를 따라가지 못한다.

가치관이 다르다.

철저히 공과 사를 구분한다.

효율적인 업무환경과 복지를 제공받고 싶어 한다.

자유로운 업무 환경을 원한다.

회식을 싫어한다.

상사가 무능력한 것을 참지 못한다.


MZ세대가 아니라도 누구나 회사에서 느꼈을 일반적인 내용이고 과거 세대에서도 나왔을 내용이며 과거 세대도 이러한 이유로 퇴사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과거나 지금이나 느꼈을 특별하지 않은 내용이 MZ세대의 퇴사의 이유가 될까? 막상 퇴사가 일어나고 나니 그냥 회사의 문제점을 언급한 게 아닌가? MZ세대라는 특별한 세대를 만들고 구분해서 언급할 내용인가? 마치 '세대의 차이로 인해 사회와 기업은 잘못이 없는데 세대가 특별해서 어쩔 수 없어'라는 비겁한 변명은 아닐까? 

그럼 MZ세대의 실제 퇴사 이유는 뭘까? 내가 느낀 MZ세대의 퇴사 이유를 두 가지로 적어보겠다. MZ세대라고 하니 낙인을 찍는 느낌이 들어서 사회 초년층이라고 하겠다. 그럼 내가 느낀 사회 초년층의 퇴사 이유를 확인해 보자. (이 부분은 객관적인 분석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니 참고만 부탁한다.)


사람 냄새가 안 난다.

첫 번째 회사에서 사람 냄새가 안 난다. 회사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사람이 중요하다!'라는 말과 광고를 어렸을 때는 흔하게 봤다. 그런데 요즘 그러한 문구는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복잡한 스펙을 갖춘 사람을 찾으면서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 스펙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사람이 아닌 걸까? 그리고 스펙을 갖춘 사람은 사람으로 보는 걸까? 스펙(specification)이라는 말은 전자제품의 사양을 의미하는데 우리는 회사에서 전자제품이 된 것은 아닐까? 당장 필요해서 샀으나 나중에 필요해지지 않으면 버려질 전자제품은 아닐까? 채용부터 벌써 사람 냄새가 안 난다. 회사에서 사람 냄새가 안 나는 부분은 찾으면 찾을수록 계속 나온다. 옛날에 비해서 일은 복잡해졌지만 일을 가르쳐주는 부분은 강화되지 않았다. 복잡하고 변화하는 일을 알아서 잘 따라올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빠른 변화와 복잡함을 해결하기 위해서 회사는 기존 사람들을 성장시키기보다 스펙이 강화된 인재를 뽑아서 해결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변화가 자리 잡으면 기존 사람들은 쓸모가 없어진다. 쓸모가 없어진 사람들은 그 사람들의 탓이다. 따라서 우리는 필요 없는 전자제품이 되기 전에 스펙을 강화하거나 현재 나의 스펙을 높이 평가해주는 곳으로 떠나야 한다. 이것 또한 사람 냄새가 안 난다. 이렇게 어려워진 회사에서는 일만 잘해 보이면 모든 것이 용서가 된다. 극단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내부적으로 잠재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도 회사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많은 퇴사로 인해서 사람들을 잘 챙기는 부분에 대해서 조명을 받고 있지만 그 부분은 측정도 불가능하고 그런 인재가 필요하다기보다는 '문제가 안 일어나도록 신경 써주세요!'에 가깝다. 그래서 사람 냄새만 잘 나는 사람은 인정받지 않는다. 따라서 복잡한 일을 하면서 사람 냄새 잘 나는 척을 해야 한다. 모두 가져가는 게 어렵다고 깨달은 사람들은 선택한다. 사람들을 챙기지 않고 복잡한 일만 하거나 퇴사를 결심하고 회사를 나간다. 하나라는 회사에서 우리는 서로가 적이 된다. 흔히 말하는 좋은 사람들은 사라지고 버틴 사람들만 남는다. 같이 가야 좋은 해결책을 얻는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누구도 그럴 여력이 없다. 서로가 적이 되거나 무시하는 사람 냄새 안 나는 회사에 퇴사를 안 할 이유가 있을까? 진한 사람 냄새를 맡아본 게 언제였는지 생각조차 안 난다. 우리는 교육마저 처절하게 경쟁하면서 자라왔으니 사라진 사람 냄새가 더욱 그립다. 내가 사람 냄새에 대해서 유난히 더 말하는 이유는 실제로 사람 냄새로 인하여 퇴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을 봤기 때문이다. 저 사람은 왜 퇴사를 안 할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주변에 안 좋은 환경의 회사에 다니지만 주변의 사람들이 좋아서 오래 다니는 사람들을 상당히 봤다. 오히려 모든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회사이지만 사람 문제로 인하여 나오는 사람도 봤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있어야 할 사람 냄새가 정답이지 않을까?


미래가 없다.

두 번째 회사와 사회에 미래가 없다. 과거 세대는 있었으나 현재 세대에게 없는 가장 큰 부분은 이 부분이 아닐까? 서로가 바쁘고 서로가 살아남기 바빠서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노후 문제, 출생, 결혼 문제만 해도 당장 겪고 있는 노후 문제 앞에서 출생, 결혼 문제를 다루기는 쉽지가 않다. 과거보다 더 살기 좋아진 사회라고 하지만 이 사회에 참여한 새로운 멤버들은 더 나아지는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 현재와 싸워서 더 나은 미래를 가지기 위해서 취업 준비하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사회는 현재에 적응해서 주어진 것을 하라고 한다. 그런데 막상 그런 것들을 하면 현실을 버틸 수는 있지만 미래는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 미래가 괜찮다는 직업을 가진 젊은이들도 미래를 보장받지 못한다. 그 어려운 경쟁을 뚫고 월급도 많이 받고 잘 나가는 직장인인데 편하게 생활할 집을 살 수가 없다. 집을 살 수가 없으면 결혼을 생각하지 못하고 아이를 낳을 생각도 하지 못한다. 거기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우리 아이가 살아갈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더욱 답이 없다. 경제, 기후,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이 미래는 없다고 말한다. 따라서 얌전히 회사만 다니고 있기에는 발버둥 치고 싶다. 미래가 없으면 미래가 생기도록 발버둥 치거나 현재라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 발버둥 치고 싶다. 성장하는 사회에서 만들었던 교육을 받고 자란 우리가 타협이 가능할까? 그리고 그 시대를 바탕으로 조언해주는 어른들은 타협을 하라고 할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럼 무엇일까? 수많은 고민을 하다 보면 드는 생각은 '여기는 아니다.'이다.


흔히들 문제가 발견하면 문제의 현상들을 문제로 보고 그 현상에 대한 이유를 찾으면서 문제에 대한 이유로 찾는 경우가 있다. 현재 MZ세대 퇴사 이유를 적어 놓는 작업이 그러한 일에 해당하는 건 아닐까? 세대의 문제가 될 정도면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이고 이러한 문제는 어떠한 복잡한 특성이 아니라 근본적인 큰 문제를 가진 경우가 많다. 그런데 흔히들 그런 근본적인 문제는 바라보지 않고 보이는 현상에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MZ세대 퇴사 이유에 대해서 간단히 적어 보았다. 적어도 위의 둘 중에 하나만 해결되어도 퇴사는 안 하지 않을까?


이 글을 적고 나니 회사와 사회에 질문해보고 싶다. 

회사와 사회는 사회 초년생을 받을 준비가 되었는가?

회사와 사회는 사회 초년생을 사람으로 바라보고 사람 취급을 하고 있는가?

회사와 사회는 사회 초년생과 함께하는 미래가 상상이 되는가?


[부록] MZ세대 퇴사 이유에 변명해보기

개인을 더 중요시한다. -> 아무도 개인을 챙겨주지 않는다.

개인의 만족이 더 중요하다. -> 다 함께 누릴 수 있는 만족이 없다.

감정노동에 취약하다. -> 복잡한 일과 함께 감정노동을 한다.

평생직장은 없다. -> 실제로 없다.

참을성이 부족하다. -> 버틸 목표가 없다.

조직문화를 따라가지 못한다. -> 아무것도 보상해주지 못하는 조직

가치관이 다르다. -> 가치관이 똑같은 사람이 있는가?

철저히 공과 사를 구분한다. -> 사람 냄새가 안나는 곳에서 구분하지 않을 수 있을까?

효율적인 업무환경과 복지를 제공받고 싶어 한다. -> 미래가 없으니 현재를 추구한다.

자유로운 업무 환경을 원한다. -> 미래가 없으니 현재를 추구한다.

회식을 싫어한다. ->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못하는 조직문화

상사가 무능력한 것을 참지 못한다. -> 미래가 없는데 현재 배울 것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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