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이 한 명에게 수영을 배운다

중급반 수영강습 5일 차 수영 일기

by 이순일

자유형 150m 20분

배 영 100m 15분

평 영 발차기 15분

강습인원 23명 출석!!...

연습 레인 하나..

이 개월을 넘기고 삼 개월에 접어든지도 5일째..

강사는 본격적으로 자유형 비거리를 늘리고...

호흡의 한계치를 넓히고 싶어 한다..


그러나 위의 스케줄대로 연습하다 보면 벌써 마칠 시간..

제대로 연습이 되질 않는다고 불평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원도 많을뿐더러 레인도 부족하다는 얘기이다..

강사의 가르치고자 하는 열정은 우리를 만족(?)시키지만

연습시설과 인원이 문제이다..


우리가 강습받는 시간대에는 세 가지 반이 있다..

상급반과 연수반 그리고 우리 중급반..

다섯 레인을 나눠 써야 하기에 레인 배정은 2,2,1이다..

더 이상 늘릴 시설이 없다는 얘기..

그렇다면 수강생을 과하게 모집한 것일까?...

아니었다..


처음에 모집한 인원은 30명이었다..

그리고 첫날 나온 인원도 22명...

그리고 이후에도 10여 명 정도는 한 달 동안 나오지 않았다..

한 달이 끝났을 때 남아있는 인원이 약 15명이었는데..

예정 시나리오라면 둘째 달을 넘기면 10여 명 정도

그리고 세째달에는 7~8명 정도를 나오리라는 것이 예상이었는데...

여기서 변수가 생겼다..


이놈의 나의 오지랖 때문이다..

우리 반은 20대와 30대가 대부분이다..

한창 잘 나가는 신세대, 그것도 대부분 IT업계에 종사를 한다..

지역주민은 날 포함하여 2~3명 정도?

암튼 왜 그리들 숙맥인지..

그저 수영 배우고 나면 휑~하니 사라지기 일쑤..

한 달이 다되어가도 꼭 처음 본 사람들같이 찬바람이 분다..

그저 목적이 수영이니 수영만 하고 가면 된다는 듯....


하는 수 없이

내가 나서서 밥 한번 먹고 수영모 벗은 얼굴 좀 보자고 제안을 했고..

그리고 나서야 어색한 분위기는 부드러워지고

서로 인사도 하며 잘 지내게 됐다..ㅎ

강습의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지고..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며 잘 이끌어 주게 됐는데....

그만두는 강습생이 없었던 것이다...ㅎㅎ

그렇다,

난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대충 한 달이 끝날 때마다

도태(?)되어야 할 인원들이 열심히 하는 것이다..

나의 위로와 격려에 힘입어(?)서 말이다..

밴드까지 만들어서 안 되는 자들을 위해 연습 동영상도 올려주니..

끝까지 한번 가보자고 도대체 포기를 안 한다...


회식도 두 번이나 하고...ㅠㅠ

강사는 미스터리 한 눈치...ㅎㅎ

난 조용히 뒤로 물러나 있지만...

너무 늦었다.. 이를 어쩌리


"제가 능력이 많은가 봐요 23대 1로 가르치네요"


강사의 이 한마디는

뒤늦은 후회막급한 내 가슴을 비수로 찌른다...ㅎ

keyword
작가의 이전글[수영 일기] 만약 생존이 걸려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