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가 쓰는 장모의 치매일기
2급 중증 치매를 앓고 계시는
장모님과 함께 한지도 6년여를 넘기고 있다.
주변인들은 하기 좋은 말로
그만하면 함께 오래 살았으니
이제 그만 요양원을 보내드리는 게 어떤가 하는
위로 아닌 위로성 멘트를 건넨다.
난 그럴 때마다
뭐 적절한 말이 없어 그냥 지긋이 웃고 만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요양원에 보내 드리질 않고
집에서 모시는 것이 이상한 것이 되어버린 사회
나는 지금 그 이상한 사회 속
이상한 사위가 되어있다.
세 번이나 요양원에서
자격이 되었으니
이제 그만 들어와야 한다고 연락이 왔지만
보내드리질 않았다.
효심에?
지극 정성?
그런 건 없다
하지만
이런 나의 모습은
그냥 이상한 사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만큼 나의 행동은
정상이 아닌 사람으로 취급받고 있다.
뭐.... 상관없다.
어차피
그들을 의식하고 모시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단 한 번의 인연!
사위와 장모라는 끊을 수 없는 관계의 형성
이유는 그것 하나로 충분하지 않을까?
조금 먼저 살았고
곧 나도 그렇게 살기로 예정이 되어있는 관계
그러니
내가 측은지심을 가질 필요도 없다는 생각
함께 손 잡고
세월을 걸어가고 있을 뿐이다.
장모님의 삶은 진행형
아직도 그녀에겐 삶의 희로애락이 있다.
비록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근심 속에서 살지만
자그마한 기쁨이 있고
또 슬픔도 보인다.
어떨 땐 행복해 보이는 순간도 있다.
그렇다.
아직 그녀의 삶은
진행형인 것이다.
서투르지만 의사표현도 하는 것을 보며
그녀의 삶은
아직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비록 실수투성이의 행동을 바라보게 될지라도
그녀의 모든 행동 속에는
이유가 있으며
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함께 한다는 것
같이 산다는 것은
그러한 모든 행동을
존중해 줄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변실수를 하셔서
옷을 갈아입히는데
옷 속에서 사탕이 한가득 나온다.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고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광경이지만
장모님에게는
가장 맛있는 것을
자신만이 아는
가장 은밀한 곳에 숨겨 놓은 것이다.
어르신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고
우리는
행복을 빼앗을 권리가 없다
비록
그 행동의 결과가 실수로 인한 것이지만
어르신의 모든 행동은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소중한 것을 알고
나눠줄 줄을 알며
아낄 줄을 알고
깨끗이 하고자 하는 간절한 욕망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
비록 그 결과가 정상인이 바라보기에
실수투성이로 보이지만
어르신은 행복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치매어르신을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해서 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만약
어느 날 그런 모든 권리를
당신이 빼앗겼다고 생각해 보라
당신은 살아갈 희망을 느낄 수 있을까?
치매환자라고 다를 것이 없다는 것에서
출발을 해야 하고
다시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위험하지만 않다면
어르신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하시도록 하는 것
그것이
비록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엉뚱한 행동이라 할지라도
치매어르신의 행복을 지켜드리는 것이 아닐까?
당신의 행복이 소중하여 지키고 싶은 것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