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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선비 Sep 12. 2021

다정한 말 한마디의 사랑

일과 육아의 균형을 향하여

"엄마 내 말 좀 들어줘"


어린이 독서토론 수업과 어린이 미디어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느라 정작 우리 아이들에게는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수업을 위해 아이들 시선에서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책을 읽고 자료를 찾느라 호혁선율에게는 책 한 줄 읽어주지 못했다. 하나씩 콘텐츠가 채워지고 막연히 생각했던 수업 계획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내가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아 뿌듯했지만 엄마로서 내 모습은 밑바닥을 향해 가고 있었다. 호혁선율의 말은 나에게 소음이 되었고, 아이들의 필요한 요구는 나의 일을 방해하는 말썽꾸러기 행동이 되었다. 방문을 열 때마다 엄마 방해하지 말고 제발 나가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다.


"엄마 내 말 좀 들어줘...."

'듣고 싶지 않아....'

마음속으로만 외쳤지만 표정과 태도는 그보다 더 심하게 말하고 있었다. 



수업에 대한 책임감 vs 엄마로서 다정함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도서관과 진로교육센터와 같은 공공기관에서 경력을 쌓아야 앞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정성을 들여야 했다. 아직 초보 강사여서 수업 준비 시간이 많이 걸렸다. 부족한 실력을 탓하고 엄마로서 무능함을 직면할 때면 우울함이 밀려오기도 했다. 이 시행착오의 과정을 고스란히 거쳐야 유능함이든 일과 육아의 균형감이든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스스로 다독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나는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 우리 아이들을 희생시키고 수업 준비에 올인했다. 엄마로서 다정함까지 갖춘 인격은 안 되는 사람이라고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며 책임감이 무거웠던 방학특강 수업을 겨우 마무리했다.



<왜 아이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초등학교 독서와 글쓰기 수업 관련 책을 알아보다가, 정재영의 <왜 아이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이 책을 만나고 하나의 대답을 얻었다. 아이의 대학 입시는 성공했지만 아이와의 관계는 어긋한 상황을 직면하고 그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에 부모의 언어 습관을 중심으로 풀어낸 책이다. 관계의 벽을 만드는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언어가 아니라 아이의 마음과 입장을 배려하는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과 심리에 관한 적절한 이론을 토대를 두고 실제 여러 사례와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어 한 페이씩 정독하면서 읽고 있다. 매번 나의 어리석었던 말투와 태도를 반성하고 울기도 하고, 목차만 읽어도 '그랬어야 했어' 후회감이 밀려온다. 좋은 언어 습관으로 자리 잡기까지 계속 또 읽고 또 읽어야 할 책인 것 같다.


왜 아이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저자정재영출판웨일북(whalebooks)발매2019.06.21.


거대한 변화보다 '다정한 말 한마디'라도


현실적으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우리 아이들에게  수가 없다.  아이의 모든 요구를 들어줄 여력도 안된다. 이런 상황도 하소연하듯이 잔소리하지 말고 다정하게  설명해보는  어떨까.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서 대화를   아이들의 마음을 만져주고 자존감을 세워주는  마디라도 정성스럽게 해야겠다. 앞으로 일과 육아의 균형을 다정한  한마디의 사랑을 기억하며 노력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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