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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선비 Nov 21. 2022

엄마를 키우는 호혁선율

네 아이와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일주일 동안 아이들이 아프면서 나의 운동 루틴도 깨어졌다가 또 아이들 덕분에 다시 시작하고 있다. 매일 이른 아침 걷고 달리던 나는 아이들 기침 소리에 잠을 설쳤고 아침에 겨우 일어나 아이들 밥 챙겨주기 바빴다. 그런데 갑자기 3,4호가 자기 전에 스트레칭을 하자고 했다. 아마 일찍 잠들기 싫어서 뭐라도 놀고 싶어서 말을 꺼낸 것 같다. 좀 귀찮기는 했지만 하자고 했더니 너무 좋아했다. 


함께 유튜브 영상을 보며 20분간 스트레칭을 따라했다. 온갖 잡생각과 근심을 내려놓고 몸을 움직였다. 6살, 8살 꼬마 둘도 나란히 옆에 앉아 동작을 따라했다. 1년 넘게 지켜왔던 운동 습관을 5일 연속 이어가지 못했는데 아이들 덕분에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첫째에게 잔소리 하다가 너무 억울해하며 우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말투와 대화하는 태도가 무척 폭력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확실하게 행동을 고쳤으면 하는 마음에 강하고 정확하게 혼낸 것이 아이에게 상처와 수치심을 주고 있었다. 누군가의 조언과 충고에 수치심을 느끼고 관계를 단절하고 싶었던 나의 경험도 떠올랐다. 


우리가 자신에 대한 비판으로 수치심이 생겨 그 결과로 행동을 바꾸게 된다면,
자기혐오가 우리의 성장과 배움을 지배하게 된다.


매일 글쓰기 수업을 받는 첫째의 글을 보게 되었다. 자신의 인성에 대한 글을 쓰면서 항상 규칙적이고 성실한 태도를 언급했다. 가끔 게으름을 피우고 싶을 때도 있는데 부모님한테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 그냥 하던대로 했다는 내용이 이어졌다. 막연하게 운동과 피아노를 좋아하고 꾸준하게 하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엄마에게 말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나는 연민에 머무를 수 있는 능력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연구하면서, 우리가 쓰는 언어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알고 놀랐다. 


성격이나 성품, 상황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지만 언어를 조금씩 고쳐볼 수 있을지 않을까. 첫째 덕분에 비폭력대화를 배우고 있다. 또한 인간관계의 총체적인 실패감도 한 몫 했다. 그만큼 절실한 마음으로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 


끊임없이 질문하는 3호에게 만족스런 대답을 하기 위해 아이들이 이해할 수는 말로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하게 된다. 남다른 에너지를 뿜어내는 2호 4호 때문에 남자 아이들의 다양한 면을 알아가고 있다. 호혁선율이 엄마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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