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막둥이가 살아남는 법
1호~3호와 다른 점이 많은 막내. 4,5살 한창 때, 엄마가 혼내려고 하면 두 손으로 꽃받침하고 우는 척 끙끙거리면서 아무 말 말라는 표현을 했다. 나는 그 모습에 잔소리를 잊은 채 웃고 넘어갔는데 그게 필살기 연구의 시작이었다. 몇번 그렇게 위기?를 넘겼지만 금새 그런 애교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간파한 막내는 다양한 버전의 필살기를 개발했던 것이다. 비슷한 게 변형되어 여러 번 반복되기도 하고 완전 새로운 것도 있다.
사촌들 중에 서열 10번째, 누나들의 환호에 더 힘이 들어간 필살기 대방출~ 얼마 전에 돌아가신 어머님 등장! 행복한 표정으로 막둥이 손주의 재롱을 보고 계신다. 어머님이 안계신다는 현실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산청 예담 마을 어머님댁에 가면 아직도 계실 것만 같다.
어머님도 아이의 필살기도 이제는 사라졌다. 막둥이는 이제 필살기 대신에 자신의 감정과 입장을 온전히 말로 설명한다. 혼내려면 조목조목 말로 방어한다. 형 누나들의 잘못으로 돌리거나 자신이 한 행동을 축소해서 말한다. 그런 시기이다. 필살기 대신 말로 해야하는 나이. 가끔 필살기가 그립다. 어머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