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단했던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는 이유
브런치 글쓰기를 3-4개월 넘게 중단했었다. 애드센스 승인을 위해 티스토리에만 올인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티스토리에 글을 전혀 쓰지 않고 시간만 보내버렸다. 애드센스 승인을 받으면 더 열심히 글을 쓸 줄 알았다. 승인을 위해 집중해서 쓸 것이고 승인 이후에는 광고료라는 동기부여가 있기 때문에 글쓰기를 잘 이어가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줄기차게 '애드센스 승인받는 법' 유튜브 영상들만 보았을 뿐 티스토리는 간판만 있고 아무 글도 적지 못하고 있다.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자신이 '지지받고 있다'는 느낌이다.(중략) 지지받고 있다는 느낌이 확고하다면, 그래서 나의 글쓰기가 무의미한 시간 낭비가 아니며, 나의 고통 또한 바보 같은 일이 아니라는 느낌이 주어질 때, 사람은 계속 글을 쓴다. (중략) 글쓰기란 흔히 말해지거나 보이는 것 이상으로 타인들과 강력하게 관계 맺는 행위이며, 타인들로부터 힘을 얻는 일이다. "
-정지우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51쪽~53쪽
내가 가장 착각한 것은 나는 나에게 독자가 없다고 여긴 일이다. 글을 올릴 때마다 '좋아요'를 눌러준 10명 남짓 이웃들이 있었지만 그저 소소한 글에 대한 마음씨가 후한 행동으로 여겼다. 그렇더라도 나름 진지하게 반응해준 독자들을 위해 꾸준히 글을 이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오히려 나는 글쓰기 위한 다른 동력을 찾으러 나섰다가 오히려 글을 멈추게 된 셈이다.
브런치에서 온 알람을 보다가 오랜만에 내 브런치에 들렀다. 오래된 책장에서 먼지 가득한 책을 꺼내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구독자 수가 눈에 보였다. 그 사이에 몇 명 더 늘었나 보다. 구독까지 결정했다면 앞으로도 어떤 글이라도 읽어보겠다는 의미일 텐데, 왜 나는 그동안 구독자들을 잊고 있었을까. 이들과 소통하고 서로 지지하며 글을 쓰기보다 확실하고 강렬한 동기를 찾고 싶었던 것 같다. 나에게 필요했던 동기는 광고료보다 독자였다.
내 글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다 보니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에 소극적이었다. 나도 다른 사람 글에 적극적으로 댓글도 달고 내 글에 구독을 눌렀던 분들의 브런치에 찾아서 글도 읽으며 활발한 글 대화를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구독자를 의식하며 피드백과 소통을 하다 보면 글 실력도 늘어나고 자신감도 생길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지금도 늦지 않았다.
광고 없는 작품 같은 글들이 가득한 브런치 세상, 서로의 글에 귀를 기울이며 각양각색의 작가들이 있는 이곳. 얼마든지 "지지받고 있다는 느낌"을 서로 주고받을 만한 독자가 서로에게 되어줄 수 있는 공간이다. 다시 시작해보자. 나에게는 63명의 독자가 있고, 글쓰기 동력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