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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선비 Oct 03. 2021

살면서 잘한 결정 3가지

평생 감사 제목 3가지, 좋은 열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과감한 번지 점프로 얻은 사랑

30살이 되던 해 모태 솔로였던 내가 남편에게 먼저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좋은 사람이었지만 3살 연하였던 그에게 이 말을 먼저 하기는 쉽지 않았다. 자존심도 상했고, 괜히 좋은 선후배 관계까지 잃을까 봐 포기하려고 했다. 굳이 힘든 길을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켜보면 볼수록 진국이였던 그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결국 번지 점프를 하는 심정으로 나를 던졌다. 그가 거절하더라도 (물론 아주 쪽팔리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한 달 동안 서로 알아가는 과정을 거친 뒤 그가 먼저 사귀자고 해서 2년 열애 끝에 결혼하여 아이 네 명 낳고 잘 살고 있다. 나를 구제해 준 그를 알아보고 먼저 고백해서 천만다행이다.

넷째는 사랑입니다

넷째는 상상도 해 본 적 없었다. 그렇게 사랑스러울 줄도 몰랐다. 처음에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임신이어서 임신 기간 중에 무척 우울했었다. 진율이를 만나고 극한 육아를 경험하면서 서서히 무너졌던 시간도 많았다. 하지만 죽도록 힘들면서도 넷째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이런 모순 자체가 생명이고 사랑이라니! 모든 육아 스트레스가 진율로 인해 해소가 되었다. 나는 사랑 표현을 많이 하는 다정한 엄마는 아니었다. 사랑한다는 말도 그렇게 자주 하지 않았던  같다. 진율이를 만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  흔한 말의 의미를 알았고 낯간지럽게 '사랑한다' 말도  짧은 소리로 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주고 표현력을 길러준 넷째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다.


나를 살리는 공부, 책 읽기와 글쓰기

넷째를 낳고 극한 육아 상황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우울감이 심했다. 그런데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이 바닥 끝까지 내려가니 내가 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가 분명해졌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은 것이다. 너무 늦었다고 지레 겁먹고 포기하려고 했는데, 살기 위한 그 희망을 놓치고 싶지 않아 달려갔다. 네 아이 극한 육아 가운데 여러 책모임에 참석을 위해 밤새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적었다. 다른 일은 육아에 지쳐 잘 안되는데 읽고 쓰는 건 어떻게든 하려고 했다. 육아 핑계를 대고 빠지고 싶지 않아 더 부지런해졌다. 나를 살리고 나를 성장시켰던 책 읽기와 글쓰기!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이 공부를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내가 이 분야를 좋아하고 선택해서 다행이다.


평생 감사 제목

매일 감사하고 있는 제목들이다. 잘한 결정 3가지 모두. 감사하고 행복하다. 다른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이 되어 준다. 내 모습이 마음에 안들 때 이 3가지를 생각하면 자존감이 회복되기도 한다. 이 결정이 계속 잘 이어지고 좋은 열매를 맺도록 하루하루 열심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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