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나 편한 게 없는데 왜?

4남매 엄마는 무슨 책을 읽고 어떤 글을 쓰는가

by 책선비

2017년 어느 겨울날, 나는 매일 땀을 흘렸다. 6개월 된 막내를 업고 초1, 6살, 4살 어린 남매 4명을 돌보느라 바빴다. 당시 유행했던 샤오미 미밴드를 손목에 차고 있었는데 매일 8천보 이상을 찍혔다. 집 안에서만.


늦은 밤 핸드폰을 켜고 페이스북을 보았다. 숭례문학당 100일 글쓰기 수업에 관한 홍보글이 떴다. 만약 매일 한 줄이라도 글을 써서 100일을 채운다면 어떨까. 상상만으로 생명력을 느꼈다. 동시에 불가능한데 어떻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에는 한 단어, 점이라도 찍어도 된다고 했다.


내 이름으로 수강하고 내 이름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누구의 엄마가 아닌, 이하정으로. 매일 글쓰기에 올라오는 리드문에는 주옥같은 문장들이 있었다. 출처가 되는 책을 찾아보고 작가를 알아보았다. 그렇게 책을 읽기 시작했고 한 문장 이상 매일 글을 썼다.


힘들다 괴롭다 어렵다, 하소연 넋두리를 쏟은 글들이 가득했지만 그런 표현이 나를 살렸다. 적고 보면, 살만한 인생처럼 보였고 그렇게 하루를 견디었고 100일을 채웠다. 100일 글쓰기수료증을 우편함에서 꺼냈을 때의 감격은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나는 내가 대견스러웠다. 이런 감격과 대견스러움은 그 다음을 이끌었다.

100일 글쓰기의 100번째 글

글쓰기 공간에 다른 내용을 쓰고 싶어 책을 찾았다. 독서가들이 읽는 책목록 중에 하나를 골랐다. 학당에 여러 책읽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읽고 쓰기는 이어졌다. 이제 읽고 쓰지 않으면 내가 아닌 것 같다. 엄마 사람에서 읽고 쓰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엄마 사람에서 읽고 쓰는 사람으로 이어진 이야기를 담아 낼 것이다. 책과 글쓰기로 성장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요즘 나의 이야기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누구라도 책 읽고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과정은 일상을 견디는 힘이 된다는 것. 이런 말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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