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평등하지 않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읽기 007

by 책선비

-사제들에 대하여


그 누가 이같은 동굴들과 참회의 계단을 만들어낸 것이지? 몸을 숨기려 했던, 맑은 하늘을 우러러보기가 부끄러웠던 자들이 아닌가? p.151


저들은 고함을 질러대며 열심히 저들의 양 떼를 저들의 좁은 길로 내몰았다. 마치 미래로 이어지는 길이 그 하나뿐 인 것처럼! 진정, 저들 목자 또한 그 양 떼의 일부였거늘! p.153


-도덕군자들에 대하여


아, 벗들이여! 어머니가 아이 안에 있듯이 너희의 자기라는 것이 너희의 행위 안에 있다는 것. 이것이 덕에 대한 너희의 언설이 되게 하라! p.159


-잡것에 대하여


오, 형제들이여, 나 그것을 찾아냈다! 여기 더없이 높은 곳에 즐거움의 샘물이 솟아오르고 있구나! 그 어떤 잡것도 함께 마실 수 없는 그 생명이 있구나!

너무나도 격렬하게 솟구쳐 오르고 있구나. 너, 즐거움의 원천이여! 너 다시 채울 생각에서 자주 잔을 비우고 있구나!

나 네게 보다 겸허하게 다가갈 수 있는지 방법을 배워야겠구나. 너무나도 격렬하게 나의 심장이 너를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 말이다. p.163


진정, 차라투스트라는 온갖 낮은 지대로 몰아치는 거센 바람이다. 그는 그의 적들에게, 그리고 침을 토해 뱉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렇게 충고하고 있다. “바람을 향해 침을 뱉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고. p.164-165


-타란툴라들에 대하여


벗들이여, 권하건대 남을 벌하려는 강한 충동을 갖고 있는 그 누구도 믿지 말라! p.168


나는 이들 평등을 설교하는 자들과 섞이고 혼동되고 싶지가 않다. 정의가 내게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은 평등하지 않다"고. p.169


아름다움 속에조차 싸움과 불평등이, 힘과 그 이상의 힘을 쟁취하기 위한 전쟁이 존재한다는 것, 그것을 그런 자는 여기서 우리에게 더없이 명료한 비유를 들어 가르치고 있다. p.170


-이름 높은 현자들에 대하여


이름 높은 현자 모두여! 너희는 하나같이 민중과 민중의 미신을 섬겨왔다. 진리는 아니었다! 바로 그 때문에 민중이 너희를 공경하고 두려워했던 것이다. p.172


그러나 내 보기에, 너희는 멍청한 눈을 가진, 정신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민중으로서 너희의 덕에 안주해 있다. p.174




평등과 민중. 모두 선으로 알고 배웠던 개념이다. 신분제 모순을 타파한 진리처럼 여겼다. 실제로 그 역할도 컸다고 생각하다. 하지만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평등주의, 민중이 원하는 것은 다 옳다는 식의 민중만능주의? 같은 문제도 야기시켰다. 그렇다면 니체가 불평등과 엘리트를 지향하는가? 그건 전혀 아닌 것 같다.


평등과 민중 둘다 내가 이해하기에, 자기만의 개성과 창의성을 가진 개인이 되어라는 니체의 입장에서 본다면 제일 멀리 두어야 할 가치들이다. 두 개념 안에는 각각 여러 층위의 의미들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 듯하다. 더 정교하게 따져봐야 할 것 같은데 니체의 주장이 인간 본성에 더 충실하고 인간다움에 더 근접한 것이 아닌가 싶다. 오늘날에 와서야 이해되는 것일까. 당대에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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