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른 일 수습하느라 하루하루 기분 좋은 나날들
드디어 넷째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10년 온종일 육아를 털어냈다. 그리고 제일 먼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저질렀다.
육아 기간 동안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책모임! 그것도 여러 개. 욕심일까 열정일까.
책수다, 책 어울림, 풍삶책(풍성한 삶을 위한 책모임), 일상 학교 책모임, 교양 북클럽, 한나 아렌트 전작 읽기 등등 전부 책 관련 온오프 모임이다. (구별된 책모임 이름 짓기도 만만찮다) 한 달에 한번, 혹은 두 번 책 한 권 읽고 나눈다. 온라인으로 토론도 하고 있다. 책모임 책들은 무조건 읽는다. 읽은 만큼 짧게라도 글을 써서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이제 브런치로~)
매일 도서관 출근을 하면 신간을 둘러보고 관심 가는 책을 대출한다. 다 읽지도 못할 줄 알면서 내 책상에는 몇 개의 책 기둥이 들어섰다. 책 제목만 구경하고 반납하는 책들을 아쉬워할 사이도 없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다른 책들이 기둥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아이들을 모두 등교 등원 시킨 후 단 하루도 쉰 적이 없다. 책모임 하느라 책 읽느라 책 빌리느라 혼자 바쁘다. 그래도 한 두달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기도 할텐데, 자유 시간이 주어지자 마자 여러 책모임으로 직장인 못지 않게 일상이 빠듯하다. 사실, 여러 개 할지는 몰랐다. 한 달에 한번 모임이라 생기는 대로 다 신청했다. 덕분에(?)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과 각기 다른 책들로 나눔을 한다. 말 그대로 다채롭다.
1. 책수다(웅상도서관)-40~50대 엄마들과 작가 선생님이 선정한 책을 읽고 나눔.
2. 책 어울림(대운초 학부모 독서동아리)-아이들 책을 읽고 아이들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됨.
3.풍삶책(맑은물교회 엄마들)-삶과 신앙을 공유하는 친밀함을 바탕으로 깊은 나눔이 가능함.
4. 일상 학교 책모임-한창 육아 중인 엄마들과 육아서적에서부터 인문학, 정치 등 사회 전반 책들을 두루 읽고 나눔.
5. 제목 미정 책모임 곧~
(1,2번은 올해부터 시작했고, 3번은 1년 정도, 4번은 4년째 이어가는 중이다.)
얼굴을 대면하고 함께 차를 마시며 밥을 먹고 책을 토대로 이야기를 나누는 책모임이 즐겁다. 누군가는 그럴 것이다. 어떻게 아이 네 명 키우면서 책 읽고 모임에 나가는지 놀랍다고. 좋아하면 가능하다. 어느 수준으로 그 가능성이 뻗어갈지는 아직 막연하지만 서평이나 독후감 등 글쓰기로 이어지길 바라본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문화센터 다자녀 할인 덕분에 저렴한 비용으로 피아노와 기타를 배우고 있고, 다음 달부터 요가와 수채화 수업도 들어갈 예정이다.
우연히 알게 된 <경험 수집 잡화점>에서 '하루 15분 원서 읽기', '경제신문 매일 읽기', '하루 5분 운동' 등 온라인 모임도 참여하고 있다.
'너무 과한가?' 잠깐 고민했다. 일단 다 해보고 하다 보면 꾸준히 할만한 것들만 남겨지지 않을까.
네 아이 육아 10년의 시간을 보내고 최근 3개월 동안 내가 저지른 일들이다. 수습하느라 조금 버겁기는 하다. 일단 누가 뭐라 해도 당분간 저질러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