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방황하는 것... 정답이 있나요?
아이러니하게도 셋째와 넷째를 낳고 기르면서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독박 육아 자체였지만 잠잘 시간을 쪼개며 틈틈이 읽고 썼다.
넷째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원하는 만큼 책모임을 하면서 도서관도 뻔질나게 들락거렸다가 얼마 전부터 정확하게 브런치 작가 승낙 이후 나는 방황하고 있다.
시간만 제대로 확보되면 완성된 글을 쓰고 싶었고 아무런 방해 없이 책도 술술 읽으리라 기대했지만 막상 바랐던 상황 앞에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나를 막아섰다. 그전에는 잘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주어진 순간에 할 수 있는 만큼 하자는 심플한 마인드가 있었다. 지금은 복잡다단한 머뭇거림만 가득하다.
어느 누구도 나에게 요구하지 않는데도 나는 스스로 그동안 읽었던 주옥같은 책들 만큼 그 수준의 글이 나와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부담을 느낀 것 같다.
그러다 어느 날 저녁 남편과 대화 중에 남편이 물었다.
“책을 왜 읽는데?”
내 마음을 지옥으로 만드는 그 누군가에 대한 비판(비난)을 듣다가 남편은
“많은 책을 읽었으면서 어떻게 한 사람도 품지 못할까?”
그 한 사람을 품지 못하는 이유를 더 설명하며 방어했지만 내가 왜 책을 읽는지 그 대답은 하지 못했다.
전에는 이렇게 대답했다.
“책 읽기가 재미있고 의미도 있으며 생각과 마음의 폭을 넓혀지고 사람과 세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지금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라며 한 마디로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말문이 막혔다.
책을 왜 읽는지, 정말 책을 읽으면 좋은 사람이 될 것 같았는데 정말 그런 건지 내 삶을 돌아보고 내 주변 둘러보기가 두려웠다. 이 책 저 책 읽었다며 떠들어댔던 내 모습만 기억날까봐. 책 읽으면 현명함과 통찰력이 더 늘어날 줄 알았는데 더 방황하는 내가 싫어질까봐.
그러다 문득 이 두려움과 머뭇거림이 잘못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며 스스로에게 대답을 하고는 이 글을 쓰고 있다.
어쩌면 책을 읽은 덕분에 위와 같이 생각의 전환도 일어나고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기 위해 글을 쓰는 자체가 독서의 힘일 수도 있겠다. 물론 그 방향이 뭔가 명료하고 확신에 찬 무엇이 아니여서 좀 당황스럽지만 말이다.
방황 중이라 책 읽기도 글쓰기도 다 못하겠다가 아니라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읽고 쓰리라 마음먹어보자. 사소한 이유로 글이 막히고 책을 읽는 이유와 삶이 일치되지 않는 고상한(?) 고민 자체가 결코 틀린 곳은 아니리라.
잠깐 흔들리는 대로 흔들려보자. 이런 글도 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