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불 킥은 그만

나만의 신경 끄기 기술

by 책선비

온종일 육아에서 벗어났다. 각종 모임에 참석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있다. 기존에 친했던 관계도 아이를 떼놓고 자유롭게 만나니 더 친밀해졌다. 그런데 밤마다 이불 킥 하는 일이 많아졌다. 칭얼거리는 아이들 때문에 잠을 설치는 일보다 낮에 만났던 사람들 때문에 잠들기가 어려워졌다.


며칠 동안 고민의 꼬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시달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지금 두 가지를 깨닫고 마음의 짐을 털어냈다.


첫째, ‘너무 애쓰지 말자’이다. 비슷한 또래의 엄마들만 만나다가 미혼이거나 아이가 없는 언니 동생들도 만나게 되었다. 나에게 너무 익숙한 아이들과의 삶과 나눔들이 그들에게 불편함을 줄까 봐 전전긍긍했다. 밤마다 내가 했던 말을 떠올리고 혹시나 상처를 준 것은 아닌지 되짚게 되었다. 그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신경 쓰다 보니 결국 그 사람들을 탓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았다. 자주 만나고 챙겨주면 더 친해질까 싶었지만 오히려 그만큼 이불 킥 하는 날이 많아졌다. 그럴 필요까지 없는데 과한 예민함의 결과였다. 어느 누구에게도 상처 주고 싶지 않고 모든 관계에서 다 잘 지내고 싶은 나의 욕심임을 깨달았다.


만나게 되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일부러 애써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기로 했다. 아니, 욕심을 내려놓았다. 마음이 편해졌다.


둘째, ‘단점이 보일 때 장점을 생각하기’이다. 내가 평소에 마음에 들지 않는 누군가를 향해 거침없는 펀치를 날리는 그녀를 보면 속이 다 시원했다. 가끔 그 펀치를 나에게 날릴 때 당황스러웠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든든하게 나를 잡아주는 남편이 대단해 보일 때도 많지만 가끔 주변 일에 무심한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그들이 변덕스러운 것일까. 장점에 환호하고 단점에 불평을 가지는 내가 속 좁은 사람임을 깨달았다.


장점을 칭찬했던 그 입으로 불평을 쏟아놓고 싶었던 순간들이 있었다. 입을 꾹 다물고 그들의 장점들을 떠올리며 참았다. 며칠 지나고 나니 참지 않아도 별말이 나오지 않았다.


세상에 완벽한 인간이 있을까. 물론 장점이 좀 더 많은 사람이 있다. 그럼에도 단점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다. 단점을 덮고도 남을 장점들을 인정하며 나의 옆의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들은 이미 나 자체를 받아주고 있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