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자축~~ 그리고 오늘도 글쓰기 고민, 또 고민
1월1일부터 '365일 매일 글쓰기'를 하고 있다. 매일 분량, 주제 상관없이 어떤 글을 써도 된다. 더디게 흘러가는 것 같던 매일이 어느 새 30일, 50일, 100일... 돌아서면 하루가 가고 12시가 되기 전에 뭐라도 적어놓은 글들이 보면서, 처음에는 내용보다 일단 날을 채우는 재미로 썼던 것 같다.
매일 써야하기 때문에 매일의 글감을 찾아야 했다. 지난 6개월 동안 딱히 특별한 일이 없었던 것 같고 늘 똑같은 하루였다고 생각하지만 매일의 글은 모두 내용이 달랐다. 매일 새로운 글감이 등장하는 하루의 연속이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언제부턴가 새롭지 않은 일상에서 새롭다고 여기는 힘이 생겨났다. 황당한 사건이나 부정적인 감정도 글감으로 인식될 때 조금 다르게 보였다. '나중에 글로 풀어봐야겠다' 는 잠깐의 호흡은 쉬운 반응보다 신중한 태도로 그 하루의 순간을 품으려고 했던 것 같다.
한달 내내 폭풍같았던 감정을 쏟아놓은 적도 있고, 코로나로 인해 집콕했던 중에 가족들이랑 온갖 창의적인 놀이를 구상하여 놀았던 이야기를 적었다. 정희진 작가 책에 빠져서 필사와 단상을 줄줄이 적기도 했고, 첫째 아이 친구들과 독서 수업한 내용도 올렸다.
뛰어난 능력은 아니지만 하루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오롯이 알뜰하게 하루를 보낸 뒤 몇 문장의 글로 풀어내는 것도 하나의 재능이 아닐까. 이미 하고 있는 일이라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지금까지 매일 써 온 나에게 작은 칭찬을 해주고 싶다.
벌써 2020년이 반 밖에 안남았다. 아니 반이나 남았다. 바라는 건 일기 수준의 글을 넘어서고 싶다. 마음만큼 잘 안된다. 많은 책을 읽고 단상까지 쓰기도 하는데도 그것을 토대로 다시 글을 쓰는 건 또 다른 영역인 것 같다. 책을 많이 읽으면 글도 잘 쓸 줄 알았지만 그건 아니다.
따로 글쓰기 연습과 훈련을 가져야 한다. 그 기본은 지금처럼 매일 뭐라도 쓰는 것이다. 현재로서 잘 하고 있다. 그 다음을 향해 가야한다. 그 고민을 매일 글쓰기로 풀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