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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선비 Sep 22. 2020

새벽의 즐거운 소동

새벽글쓰기와 아침운동... 아이들과 함께 

매일 새벽 4시 45분이면 알람이 울린다. 안경을 찾아 쓰고 바로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켠다. 사진을 찍고 새벽글쓰기 카톡방에 인증을 올리면서 오늘 무슨 글을 쓸지 계획을 적는다.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6시 50분이 되면 썼던 글을 올린 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러닝화를 신고 나간다. 1키로 10분 내로 3키로 정도 걷고 집으로 들어온다. 아침 준비를 한다. 이렇게 지낸지 열흘 정도 되었다. 주말에는 무조건 늦잠자고 쉰다. 

새벽글쓰기를 등록한 이유는 집중해서 글을 쓰기 위해서다. 낮이나 저녁에는 아이들 때문에 시간 활용이 어렵다. 밤에는 야식을 먹거나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되어 건강에도 좋지 않고 다음 날 피로도 많이 쌓였다. 새벽에 일어나기만 한다면 제일 활용하기 좋은 시간일 것이다.


2주전 목요일 첫날 그동안 첨삭받았던 서평을 퇴고하였다. 사실 나는 일단 뭐라도 글은 적는데 퇴고가 잘 되지 않았다. 미흡한 자신의 글을 직면하고 읽고 또 고치는 일은 늘 피하고 싶은 과정이었다. 하지만 조금 더 나은 글을 쓰려면 퇴고는 필수적이다. 그래서 새벽에 무조건 서평글을 고치기로 생각했다. 그 날 두 시간동안 고친 글을 오마이뉴스에 보냈다. 이틀 뒤에 채택이 되어 원고료가 책정되었다. 

기사가 나오면 원고료를 주는지 몰랐다. 독자들이 기사를 읽고 알아서 얼마씩 주는지 알았다. 알아보니 글이 채택되면 기사를 4단계로 분류하여 그에 맞게 원고료를 지불했다. 1면 단신기사로 실리면 6만원이었고 새벽글쓰기 첫날에 퇴고한 서평에 대한 금액이었다. 그 다음은 3만원, 만5천원, 2천원 이렇게 구분이 된다.


새벽글쓰기가 아니였으면 퇴고하지 못한 서평은 그냥 노트북 안에 있었을 것이다. 다른 글도 열심히 퇴고 중이다. 매주 한편씩 서평을 보내려고 했었는데 좀더 잘 써야겠다는 부담이 생겨 미루고 있다. 더 잡고 있는 다고 더 좋은 글이 나올 것 같지 않고, 전문작가도 아닌데 너무 고민하지 말고 오늘 보낼 생각이다. 


새벽의 두 시간, 온전히 나만의 순간들… 이지만 아이들이 수시로 깨어 울거나 엄마를 찾아 달려와서 다시 재우고 일어나기를 수십 번이다. 아직 아이들에게 24시간 벗어날 수는 없는가보다. 그래도 30분 걷는 시간은 나만의 것이라고 안심했다. 그러나 결국 초등아이 두 명이 걷기에  따라나섰다. 아… 그냥 운명이려니 받아들이고 있다. 

아이들과 별 대화없이 열심히 걷기만 한다. 걸음 속도를 낼 수가 없어 조금 답답했지만 한편으로 아침에 아이들과 함께 운동할 수 있어서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늦잠자고 학교에 지각하는 것보다 나은 일이다. 걷기 다음에 본격적으로 달리기도 할 생각인데 아이들이 잘 따라올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아니면 오히려 아이들이 나보다 잘 뛸지도 모른다. 

항상 자기 전에 자기들을 꼭 깨워달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엄마가 안깨워주고 혼자 나갈까봐 조바심이 나는 모양이다. 내 표정에서 약간 귀찮아 하는 것을 읽었나보다. 미안한 마음에 꼭 깨우겠다고 몇 번이고 말해준다. 


새벽 2시간 글쓰기와 30분 아침운동~ 꾸준히 잘 지키도록 하자. 며칠 동안 낮시간은 병든 닭처럼 하루종일 몽롱한 상태로 보내기도 했다. 몸에 붙이려면 아직 멀었다. 잡생각 하지 말고 일찍 자야 무리가 안된다. 아직 버겁지만 조금씩 나아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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