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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선비 Oct 05. 2020

아빠 놀이, 혼자 알기에 아까워서

아무튼 시리즈 따라해봤다~ 아무튼, 아빠놀이! 제목은 그럴 듯

올해 봄에 '우리집 아빠 놀이'라는 짧은 글이 daum 브런치 란에 노출되어 3만 조회수를 넘겼다. 몇년 전 페이스북에서 남편이 아이들과 놀아주는 모습을 담은 글이 제일 반응이 좋았다. 결이 다른 육아이야기가 쉽고 재미있게 읽힌 것 같다. 흔한 아빠놀이지만 아이 네명의 요구에 맞혀 다양한 변형을 시도하려고 했던 점이 흥미로운 부분이 아니였나 싶다.  

아빠와 공원 산책하는 아이들, 여기서도 잡기놀이를 비롯하여 아빠놀이는 멈추지 않았다.

매일 저녁 아이 네 명과 놀아주는 남편의 모습을 혼자 보기가 아깝다. 깔깔거리며 숨 넘어가는 아이들 웃음소리를 혼자 듣기도 아쉽다. 그래서 기록에 남겨본다. 아무튼 시리즈를 따라서. 바라는 건, 아이들이 아빠놀이가 필요없는 나이가 되었을 때 진한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기를. 다양하고 구체적인 아빠의 사랑에 미소지을 수 있기를... 그러면 된다.  


그 동안 남편이 놀아줬던 놀이들을 떠올리며 예전 사진들과 동영상을 하나씩 보고 있다. 지금 11살인 첫째가 3살 때 아빠랑 혼자 노는 모습을 보니 어느 세월에 아이가 이렇게 컸는지 새삼스레 감동이 밀려온다. 이제는 학교를 다니고 해야할 숙제와 공부가 점점 많아지는 학생이 되었지만 아빠에게 ‘사마귀 놀이’를 해달라고 조를 때는 영락없이 동생처럼 어린 아이가 되어버린다. 조금만 지나면 아빠와 비슷한 덩치가 될 것 같다. 그래도 아빠놀이를 찾고 다른 종류를 요구할 것이다.

인간 바람개비 놀이, 아이들이 아빠 주변을 뛰어다니고 아빠는 일어났다 앉았다는 반복하면서 팔을 뻗어 아이들을 잡는다.

완벽하게 새로운 놀이는 없는 것 같다. 기존의 여러 놀이들을 변형하고 짜집기하여 정성스레 놀아준다. 가끔은 도저히 힘이 나지 않아 그저 누워만 있다가 아이들의 등살에 김밥놀이가 탄생되기도 했다. 남편이 아이들을 좋아하고 노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나는 둘 다 아니라서 엄마 놀이는 뒷전이지만 남편이 없을 때 아주 가끔 남편 따라 하기도 한다. 나 같은 사람을 위해서,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줄지 고민스러운 아빠를 위해서 10년 육아 기간을 지탱해주었던 소소하지만 알찬 놀이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책놀이- 토비이야기, 즉흥 인형극 경연대회

몸놀이- 사마귀 놀이, 1호 출동, 아빠말타기, 목마타고 하이파이브, 이불 그네, 이불 폭탄, 김밥 말이, 인간 바람개비

추억놀이- 인형돌리기, 우리집에 왜 왔니, 전기놀이

아이들끼리- 악기연주놀이, 나는 포즈 사진찍기, 선생님 놀이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 이렇게 잠깐 눕고 하루 종일 뛰어다닌다. 사랑스럽고 고마운 아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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