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선비 Dec 13. 2020

소중한 순간 기록하기

나에게 주어진 귀한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새벽 4시에 알람이 울렸다. 바로 일어나지 못한 채 온갖 상념에 잡혀 누워있었다. 어제 있었던 많은 일 중에 몇 가지를 기억하고는 눈을 떴다.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은 마음 비우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라고 스스로 다독이며 일어났다.


이제 나만의 시간 시작이다. 준비 땅~~

방을 나와 싱크대 찬장에서 티백을 꺼냈다. 불은 켜지 않는다. 어두 컴컴한 상태에서 정수기 불빛에 의지하여 뜨거운 물을 컵에 붓었다. 조심조심 내 방으로 들어와 불을 켠다. 책상에 노트북을 켜서 유투브로 들어가 크리스마스 캐롤 피아노곡을 검색하여 재생한다. 인증샷 하나 찍고 빈문서를 눌러 잡생각, 쏟아내고 싶은 감정들을 거침없이 쓴다. 10분 정도 막 쓰고 난 뒤 오늘 계획표를 작성한다. 아이들과 함께 보내면서 작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일정을 느슨하게 잡았다.


하루 계획을 세우고 기록하려고 한다.

5시에 뽀모도로 앱을 켜고 발터 벤야민의 <모스크바 일기>를 읽기 시작했다. 다음 주 내내 이 책 서평 쓰느라 바쁠 것 같다. 오늘 완독이 목표이다. 여러 번 읽어야 하니 속도를 내본다. 6시에 되자 새벽글쓰기 카톡에 인증샷을 올리고 칼럼요약과 단상을 쓰기 시작했다. 지난 주에 쓰다 만 칼럼까지 정리하고 블로그에 두 개의 글을 올렸다.


발터 벤야민<모스크바 일기> '스스로 낯설게 만들 수 있는 용기와 능력'을 가진 놀라운 인물.


7시에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런닝화를 신고 미밴드 앱을 켰다. 오늘은 처음으로 달리기를 도전해볼 생각이다. 도서관 옆 공원으로 걸어갔다. 16분 정도 걷고 2분 동안 달리기를 했다. 겨우 공원 두 바뀌 돌았는데 숨이 찼다. 무리하지 않으려고 멈추었지만 내일은 세 바퀴는 돌 수 있을 것 같다.  


2분 달리기부터 시작해본다.

새벽은 나만의 시간이다. 물론 중간에 아이들이 깨서 하던 일을 멈추고 들어가 재워야할 때도 있다. 그래도 아이들 말고는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다. 전화나 카톡도 안오고 소셜미디어에 새로운 내용도 없다. 오롯이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면 된다.


새벽의 두 시간. 매일 기록할 생각이다. 특별한 계획이 있거나 성취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가 아니다. 이 시간이 소중하고 나의 하루가 귀해서 기록하고 싶다. 과거나 미래에 메이지 않고 지금 이 순간 집중하고 즐겁게 지내고 싶어서다.

매거진의 이전글 두 시간 순삭~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