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해꾼 막둥이가 거실을 건너 이 방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4시에 겨우 일어나 30분 멍때리고 책상에 앉았다. 차를 마시며 어제 놓친 분량 책읽기를 했다. "엄마~~" 외침에 달려가니 셋째 6살 딸의 잠꼬대였다. 다시 내 방으로 와서 이제 칼럼 요약을 하려고 하니 인기척이 들린다. 딸은 항상 누운 채 엄마를 외치지만 막둥이는 엄마방으로 거실 어둠을 뚫고 달려온다.
새벽에 일어나서 집중을 할려고 하면 아이들이 등장하곤 했다. 처음에는 방해꾼이라고 생각했다. 새벽 조차 온전한 내 시간이란 없단 말인가. 거칠게 울부짖는 딸의 외침과 막둥이의 방문이 달갑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아이들 입장을 생각해보았다. 잠을 자다가 푸근했던 엄마의 빈자리에 놀란 가슴으로 나를 찾아 헤매는 아이들 심정을.
'그냥 좀 자지 왜 불러'라는 마음에서 '그래 엄마를 찾았어? 갈께 바로'라는 응답으로 바뀌었다. 다정스럽게 안고 누우면 보드라운 아이들 피부결과 숨소리가 정말 황홀하게 느껴진다. 짜릿한 순간이다. 폭 안겨서 잠이 든 아이를 어둠 가운데 응시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감사기도가 나온다. 이렇게 잠들어도 괜찮다.
아이가 잠들고 다시 일어났다. 오늘은 필사 작문을 하려고 했는데, 필사만 하고 운동하러 나갔다. 어제보다 추운 날씨 -6도를 확인하고 잠깐 머뭇거렸다. 일단 나가서 너무 추우면 들어오자는 생각에 나갔더니 괜찮았다. 물론 진짜 추었다. 어제보다는 덜 걷고 덜 달렸다. 그래도 나간 것만으로 잘했다며 스스로 칭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