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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선비 Dec 23. 2020

과욕은 금물

소박하게 천천히 다시 시작하자

새벽 4시에 일어나는 건 부작용이 심했다. 하루 일어나서 열시히 살면 그 다음날 타격이 컸다. 일어나기도 힘들거나 겨우 일어나도 낮잠을 길게 자야했다. 그러면 그날 밤 일찍 잠을 들 수가 없다. 늦게 자면 다음 날 절대 일찍 일어날 수가 없었다.


매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띄엄띄엄 일찍 일어나서 새벽글쓰기를 하고 5분 달리기도 성공하긴 했다. 하지만 꾸준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면 시간 조절이 필요했다. 그러나 5시에 일어나려고 해도 버거웠다. 알람을 꺼버리고 다시 잠들면 겨우 7시 넘어서 일어나 아침 식사 준비하기 바빴다. 결국  새벽글쓰기와 달리기 시간 모두 놓쳐버렸다.


그래서 새벽글쓰기팀과 동일한 시간, 5시 50분에 일어나기로 했다. 딱 한 시간 집중해서 글 쓰고 6시 50분에 운동복 갈아 입고 나가기. 새벽 일찍 일어나 나만의 시간을 많이 가져보려고 욕심 부렸다가 이도 저도 안되었다. 과욕은 금물이다. 하루 종일 피곤하니 아이들에게 화를 자주 냈다. 이건 아니다.


어제 새벽 1시에 잠을 잤는데 오늘  6시 전에 일어나서 다행이었다.

오늘 새벽글쓰기팀 2명과 함께 서로를 의지하고 응원하며 글을 썼다. 첨삭받은 다섯 문장 한 문단 고치는데 한 시간을 보냈다. 아, 너무 어렵다. 난 질보다 양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싶다. 결과물이 너무 적다는 생각에 의기소침해진다. 그래도 퇴고가 중요하다. 제일 집중도 높은 시간에 글을 고치는 일이 분명 글쓰기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조금 더 뛰어 10분 넘겼으면 좋았겠지만 과욕은 금물, 내일 뛰면 된다.

달리기하는 동안 내가 나를 괴롭히기 위해 붙들고 있던 온갖 감정들을 털어냈다.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 식사 준비를 해놓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했다. 노래가 절로 나왔다. 겨우 10분 걷고 10분 뛰었지만 이 또한 나만의 시간이며 회복의 순간이었다. 많은 결과물을 바라지 말자. 그저 빠지지 않고 매일 조금씩 1초라도 늘리면 된다. 당분간 새벽의 기록은 5시50분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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