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선비 Dec 26. 2020

새벽의 동반자, 향초

따뜻한 차와 함께 잠깐의 불멍

2년 전에 여러 개의 향초를 만들었다.  크리스탈 향초는 아껴두었다가 새벽 시간에 꺼냈다. 따뜻한 차와 함께 잠깐 불멍을 때렸다. 촛불의 움직임을 이토록 열심히 들여다본 적이 있던가. 한 순간도 똑같지 않다. 쉼 없이 움직이는 촛불의 울렁임을 지켜본다. 춤춘다는 표현은 너무 진부하다. 어떤 생명력이 느껴졌다. 이 많은 책들을 한순간에 태우고도 남을 강렬한 힘을 숨긴 한 조각의 불꽃.



불을 끄고 나면 진한 향기를 내뿜는다. 마음껏 들이마시고 이제 정신을 차린다. 하루 계획표를 꺼내서 무리하지 않게 스케줄을 짰다. 하루 목표란에 하나 또는 두 가지만 적는다. 오늘은 벽돌 책 '증언' 반 이상 읽기, 독서일기 작성하기. 서평 고치기. 내일 주말까지 하면 된다.


제일 미루고 싶은 일, 바로 서평 퇴고. 하지만 제일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새벽시간에 서평 첨삭한 파일을 열었다. 글을 고치다가 직면한 것 하나. 선생님의 '서평가의 생각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책 요약과 내가 이해한 것만 나열하기 바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책 읽고 대화할 때는 두리뭉실하게 넘어가서 잘 몰랐다. 책에 대한 이야기는 잘 하지만 정작 내 생각이 부족하다는 것은 글쓰기를 해보면 안다. 비판적 사고, 사유의 힘이 길러야 한다. 다독보다는 책 한 권을 읽어도 주체적인 입장에서 자기 생각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군더더기 표현을 간결하게 고치거나 불필요한 문장을 빼야 하는 부분은 금방 고쳤다. 하지만 나의 해석과 생각을 적어야 할 부분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오늘 하루 종일 고민해봐야겠다. 이제 달리기 하러 나갈 시간이 되었다.



달리기 시작할 때 너무 느리게 달려서 평균 페이스가 8분 이내로 들어가야 하는데 넘어서버렸다. 너무 아쉬웠지만 숨이 차서 도저히 다시 뛸 수가 없었다. 여전히 달리기는 힘들다. 무리하지 말자. 내일 또 달리면 된다. 내일 기록 측정도 신경 쓰면서 달려보자. 10분 이상만 뛰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꼭 해야할 일이 있으면 일어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