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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선비 Feb 18. 2021

사부작사부작 다시 시작

시 한 편 읽다가... 오늘의 의미를 깨치다

다시 브런치를 열었다. 그동안 고이 잠들게 내버려 두었다가 언제 그랬냐듯 평소에 자주 들렸듯 들어와서 글을 남긴다


어느 동네 책방에서 독립출판사에서 나온 시집 한 권을 만났다. <할 수 있는 것들을 마지막까지 찾아가는 살마들을 위하여, 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버려버리는 사람들을 위하여>


아마 세상에서? 가장 긴 제목의 시집이 아닐까.


작가의 말, 첫 문장이 나를 사로잡았다.

“주어가 없는 문장이거나, 어순이 올바르지 못한 글들에 매력을 느낀다. 굳이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규칙에 끼워 맞춰야 하는가.”


아, 이런 자신감. 부럽다. 하지만 시 앞에서는 겸손하다.


“시를 쓰는 마음은 거창하지 않았다. 내가 하고 있는 생각들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해서, 감정 자체가 소중하다고 느꼈기에 이를 남겨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 이외에도 마음가짐은 많았다 무인도에서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마음으로, 작은 것들에게 감사함을 표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소중한 것들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잃는다 하여도 후회하지 않고 싶은 마음으로."


그래서 나도 글을 쓴다. 거창한 마음을 버리고 작은 것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으로.

“더 이상 세상에 완벽함 이란 없다
그리워지기 때문에 완벽함이 증명된다
그 순간을 주워 담으며 살고 싶다
조각들을 맞추어
내 안에 끼워 넣고 싶다”


‘오늘을 후회할 것 만 같았다’ 시의 마지막 부분이다.  오늘 완벽하게 살 수 없고 나중에 그리워진다면 그게 완벽함이란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평범하고 아쉽고 그저 그런 오늘의 한 조각을 주워서 내 안에 끼워 넣고 싶단다. 나도 오늘 이 시에 기대어 오늘을 이렇게 마무리하고 싶다. 나중에 그리워할 오늘 이 순간의 아주 작은 조각이라도 내 안에 보관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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