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빛, 나의 환멸

by 이하비

20대의 포스팅이 '빛'나 보이는 건 그들이 그 시절에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추구해야 할 '빛'은 그런 찰나의 전시용 빛과는 결이 다릅니다.


이 말은 내게로 와닿았다. 그리고 조금 더 들어가서


"왜 나는 저들의 해맑음에서 위선과 고통을 읽어내는가?"

"내가 발견하고 싶은 진짜 빛은 무엇인가?"

"20대의 찰나와 대비되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본질적인 형상은 무엇인가?"


이러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요즘 들어 부쩍 젊음의 에너지가 부담스럽다. 그 에너지 자체가 나를 저 어딘가로 밀어내는 기분을 만든다. 그리고 그 에너지의 상징이자 중심축인 성수동. 성수동은 그저 힙한 동네가 아니라, 현대 사회의 병리적인 현상들이 압축된, 그리고 그것이 터져 나오기 직전의 거대한 전시장으로 느껴진다.


예민한 사람에게 성수동은 시각적 공해이면서 정서적 착취이기도 하다. 팝업 스토어의 성지인 성수. 그곳은 얼마간 존재하다 사라질 것들의 공간이다. 영원함과 본질,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내게 성수동은 그 반대편의 정점이다. 빠르게 소진되고 버려지는 바로 그 공간. 진지하게 응시하려는 나라는 사람의 에너지는 길을 잃고 만다. 그리고 기가 빠지는 느낌으로 이어진다.


모두가 인스타에 올릴 단 한 장의 사진을 위해 줄을 서고, 연기하고, 경쟁하고 또 셔터를 소모한다. 그리고 그 연극의 관객조차 되고 싶지 않은데, 그 거리에 발을 들이면 강제로 엑스트라로 전락하고 만다. 그렇게 그들은 어떠한 허기를 채울 수 있었을까? 끝도 없이 찍어대지만 결코 채워지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인정의 허기.


성수동은 어느덧 나를 부정당하는 공간으로 뒤바뀌어버렸다. 처음의 과거의 가치를 새롭게 탈바꿈했던 지속가능성의 가치는 이제 사라져 버린 지 오래다. 사람들의 욕망이 적나라한 그곳. 다음 성수동은 어디가 될까? 그리고 지금 그 거리를 헤집는 사람들은 십 년 뒤 과연 그들의 감정의 허기를 채우는 데 성공했을까? 또다시 반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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