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터에서
지지난주에 장례식을 갔었다. 교회 성도님 중에 한 분이 돌아가셔서 위문차 갔다. 장례식 갈 정도의 친분이 있는 분은 아니었는데 부모님이 권유하셔서 같이 갔다. 유족들도 적고 빈소에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한 사람이라도 더 가야했기 때문이다.
삼일에 걸친 장례식이 끝나고 화장을 했다. 나는 운구에 동원되었다. 남자 넷이서 들었는데, 그럼에도 관이 얼마나 무겁던지. 죽음의 무게가 이리도 중하던가.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화장터는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로 붐볐다. 여기저기 탄식과 울음이 터져 나왔고 생과 사의 경계에 서서 마지막 인사를 하는 이도 있었다. 나는 괜스레 우울해졌다. 유족의 울음소리가 가슴을 울렸고 허튼 상상까지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만약 내 주변에 가까운 사람이 죽는다면? 나는 어찌 되는 걸까. 나는 어렵사리 새 길을 낼 수 있을까. 걷던 길 위에 주저앉아 길 잃은 아이처럼 엉엉 울진 않을까.
화장을 지켜보다 견디지 못하고 밖으로 나왔다. 햇빛을 받으니 기분이 좀 나아졌다. 여기저기 놓여있는 담배 재떨이에는 다 핀 담배들이 수북했다. 옆에선 웃으며 대화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죽음은 슬프지만 웃음을 마취제삼아 잠시 슬픔을 잊을 수 있을 것이다. 떠나간 사람은 언젠가 잊혀지고, 사람은 사람을 만나 새 길을 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