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잔잔했다.
며칠 째 조식을 먹으러 나가지 못했다.
잠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원체 생각이 많아 멍하게 있지 못하는데, 잠 잘 때가 생각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작업을 했다. 2번째 캔버스에 자수를 다 놓는게 목표였다.
다해서 홀가분하다.
풀내음 가득한 숨비소리길의 유채동지밭 색감을 수놓았다. 내일부터는 3번째 캔버스를 붙들고 열심히 작업을 할거다.
대표님과 S 작가님은 천사같다.
애매하게 늦잠을 자는 바람에 (조식 마감이 9시 10분인데 9시 반에 일어난다던지) 조식을 먹지 못하는 날이 늘자 내가 좋아하는 몸국을 사다주셨다. 맛있는 콩나물 무침도 같이 챙겨주셨다. 햇반은 쟁여둔게 있는걸 알고 계셔서 그런지 반찬거리를 챙겨주신다. 하루종일 객실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열심히 작업하는 것을 알아주시는구나 싶어 감사했다. 오랜만에 엄마 이외의 사람에게 밥 잘 챙겨먹으면서 하라는 얘길 들었다.
팀장님께 연락이 왔다.
팀 단톡에서 얘기들이 올라올 때마다 우리 팀이 너무나 보고 싶었는데, 네가 없는 빈자리가 크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동받아 울 뻔 했다.
팀장님과의 연락 후 멀티팀원들이 생각나 연락 했다. 각자 열심히 삶을 살며 지내고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였다. 언제 연락해도 재미있는 사람들이다.
제주 오기 전에는 일기를 되도록 쓰려고 하는 편이었는데, 잠만 자던 날이 많아 생략했지만, 제주에 와서는 하루하루 뭔가 일이 많다보니 쓸거리가 많아서 감사하다. 집으로 돌아가서도 분명 많아질거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준비할 것도, 만날 사람도, 공부할 거리도 많기 때문이다.
부모님도 보고 싶다.
부모님은 내가 하고 싶은 공부가 있는데도 유학 보내지 못한 것을 미안해 하시는데, 아무래도 내 성격 상 유학은 안될거 같다. 부모님 보고 싶다고 한 달도 못 버티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게 뻔하다. 나중에 기회가 되어 해외에서 전시를 한다고 해도 아주 오래 있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돌아갈 집, 그리고 돌아갈 성남에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