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3.23.SAT
밤에 비가 내렸다. 그래도 따듯했다.
4시간 잤다. 생각을 못멈추는 바람에 좀 늦게 잤다. 그래도 J 작가님 배웅을 하고 싶어 조식을 먹으러 나갔다.
아예 밤에 잘 생각으로 낮잠은 생략했다. H 작가님 차로 다이소와 마트에 들렀다. 마지막 포틀럭 파티에 가지고 갈 김밥을 샀다. S 작가님께서 붕어빵도 사주셨다. 팥과 크림치즈가 같이 들어있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 다음 주 이 시간 때 즈음에는 집에 있을테니 말이다.
포틀럭 파티 전에도 작업을 했다. 생각을 멈추고 싶어 바느질을 했는데, 생각이 많아졌다. 그래도 바다를 수놓았으니 좋았다.
파티는 자정이 넘어서도 계속되어 먼저 들어왔다. 리조트에서 1달 간 일하시는 워커분들과도 얘길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S 작가님께서 감사가 너무 많은걸 보니 남을 너무 많이 배려하는 것 같다고 하셨다. 조금 더 자신을 생각해도 좋다고 하셨다. 마음이 예뻐서 그렇다고 해주셨다. 말로 하지 않았지만 그 말도 감사하다고 마음 속으로 답했다. 나를 생각해주시는 마음이 담긴 말이기 때문이다.
난 그렇게 남을 배려하며 살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며 무작정 제주로 내려온 것만 해도 내 생각만 많이 하는 사람이라는 증거 아닐까. H 작가님께서 박사 과정을 왜 하고 싶은지 물으셨다. 솔직하게 교수할 생각으로 그렇다 답했다. 교수를 할 생각이 아니라면 작가로 활동하는 데에는 석사로도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다. 말하면서도 허황된 망상에 가까운 목표인 것 같아 헛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았다.H 작가님께서 평소에 어떤 것을 하며 지내냐고 물어보셨다. 정해진 모임이나 알바, 혹은 누군가 부르는게 아니라면 집에서 공부와 작업만 한다고 답했다. 밖으로 많이 나가보는걸 추천하셨다. 무슨 의미인지 아주 잘 안다. 과거에도, 그리고 평소에도 많이 듣는 말이다. 하지만 아직 나는 해야할 공부와 작업이 많이 남아있다. 아직은 나갈 시간에 잠을 자는게 좋다. H 작가님께서도 나를 아껴주시는 것이 잘 느껴져 감사했다.
반가운 연락을 많이 받았다. 보고 싶어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감사했다. 파티 때에도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며 어울렸다. 오랜만에 군중 속의 고독을 느꼈다. 사람으로 충족할 수 없는 고립감인 것을 잘 안다. 이겨낼 의욕도 나지 않아 그냥 내버려뒀다. 이러다 말겠지 싶은 무책임한 생각도 했다.
S 작가님께서 다음 주에 돌아가는걸 많이 아쉬워해주셨다. 한 주 만이라도 더 있다가 가면 안되겠냐고 물어보셨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최대한 길게 더 있다가 돌아가고 싶었다. 한여름 밤의 꿈같은 날들이 이어졌고, 제주에서의 남은 시간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매 주 감당할 사역이었고, 그 다음은 준비 중인 시험, 그리고 기획전이었다. 육지로 돌아가 바삐 지내야 하는 것이, 제주에 더 있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괜찮다.
다음을 기약할 수 있길 소망하는 마음을 가지고 주어진 시간들을 살아내자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