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25일 (화)
아침에는 7시에 일어나 어제 남겨놓은 음식을 먹었는데, 엊저녁에 먹던 맛이 나지 않았다. 결국 반도 먹지 못하고 버려야만 했다.
파리에서 출국하는 비행기 출발시간은 낮 12시10분이지만, 공항에 가는 동안이나 공항에서 어떤 돌발상황이 생길지 몰라 8시쯤 서둘러 공항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공항에 도착하기도 전에 문제가 생겼다. 어제 인터넷을 검색한 바로는, 오늘 타고 가는 루프트한자는 드골공항 터미널1에서 출발한다고 돼있어서, 전철을 타고 가다가 터미널1 역에서 내려 셔틀 전동차를 타고 터미널1로 갔더니 공항이 폐쇄됐다면서 터미널2로 가라고 했다. 그래서 터미널1에서 출발하는 셔틀 전동차를 다시 타고 터미널 2로 갔다.
터미널2에 도착해 발권창구로 가서 인천행 항공권 티켓을 받은 다음 안내판을 따라 이리저리 돌아서 루프트한자가 출발하는 방향으로 갔더니 보안검색대가 있었는데, 줄은 길이 않았다.
보안검색대를 통과할 때는 점퍼를 벗는 것은 물로이고 배낭에 있는 노트북도 꺼내놓았는데, 산티아고의 공항에서처럼 신발을 벗지는 않았다. 어떤 규정이 있는 건지는 몰라도 공항마다 조금씩 요구사항이 다르니, 하라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다.
비행기를 타기 전에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면세점에 들러 손자한테 줄 조그만 선물을 구입한 다음, 11시45분에 탑승해서 독일의 뮌헨으로 갔다. 지난 5월, 항공권을 예약할 때 비행시간이 비교적 짧으면서도 저렴한 비행기를 찾다 보니 1번 환승하는 비행기를 예약하게 됐고, 그 환승지가 바로 뮌헨이었다. 파리에서 뮌헨까지는 2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뮌헨 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는 동안 면세점을 지나게 됐는데, 기다리면서 먹을 군것질거리와 딸과 며느리한테 줄 초콜릿을 하나씩 샀다.
뮌헨에서 인천까지 오는 10시간 동안 인터넷을 볼 수 없어서 항공기에서 제공하는 영화만 여러 편 봤는데, 별로 재미가 없었다(그래도 킬링타임(Killing Time)용으로는 괜찮았다). 좌석간격도 파리~ 뮌헨 구간에서 탔던 비행기보다 좁아 많이 불편해서 이리저리 몸을 꼬면서 자세를 바꿔야만 했다.
게다가 한국사람의 부탁으로 좌석을 이동(부부가 함께 탔는데 좌석이 떨어져 있었다)하다 보니 창가로 앉게 되어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도 성가셨다. 옆 좌석에는 젊은 커플이 타고 있었는데, 오랫동안 잠을 자는 바람에 깨우는 게 미안해서 한참 기다렸다가 양해를 구한 다음에야 화장실에 다녀올 수 있었다.
다음날인 26일 오전 9시기 지나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 비행기에서 방송으로 알려준 기온(그때는 서울기온이 10℃라고 했다)보다 높아서 땀이 날 정도였다.
인천공항에서는 미국을 출국하는 고종사촌과 11시에 만나 점심을 함께 먹기로 약속돼있었다. 그래서 에어 캐나다의 발권창구가 있는 E 지역에서 기다렸더니, 고종사촌과 사촌제수(사촌동생의 婦)가 먼저 왔다가 사촌제수가 돌아간 후에 사촌이 와서 잠시 이야기를 위층에 있는 전문식당가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오랜만에 만나는 고종사촌(20여년 전에 미국에서 본 후 처음 만나는 거였다)이어서 출국하기 전에 맛있는 한식을 먹게 하고 싶었는데, 다른 음식은 양이 많다면서 굳이 떡만두국을 주문했다. 나는 나눠먹기 위해 떡갈비를 시켰지만 결국 나혼자 나먹고 말았다.
본래는 점심식사를 한 후 1시쯤 집으로 갈 예정이었는데, 에어 캐나다 출국시간이 지연(17:45à 19:15)되면서 고종사촌이 그만큼 더 기다려야 해서 함께 좀더 시간을 보내다가 2시 반쯤 집으로 가는 전철을 타러 갔다.
고종사촌은 20일 정도(10월6일 입국) 한국에 있으면서, 오는 만난 사촌 집(남양주)에 머물렀고 서울에서는 물론 대전과 대구, 부산 등을 돌며 친구들을 만나서 놀았다고 했다. 또한 사촌네 식구들과 함께 동영과 거제구경도 다녀왔다고 했다.
내가 서울에 있었다면 같이 시간을 보냈을 테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쉬움이 많았지만, 내년 이맘때 한국에 다시 올 계획이라고 하니 그때는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도록 해야겠다.
공항철도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집에 와보니 내가 없는 동안 변한 건 하나도 없었다. 당연한 일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