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19일(수)
오늘은 성남누비길 걷기 다섯번째 날로, 5구간을 걷는 날이다. 그런데 5구간은 특히 출발지점을 찾아가고, 도착지점에서 돌아오는 게 쉽지 않다. 지난번에 4구간을 걸으면서 도착지점까지 가지 않고 수인분당선 오리역에서 귀가했기 때문에, 오늘도 출발지점은 오리역으로 잡았다.
그렇지만, 4구간의 도착지점이자 5구간의 출발지점인 동원동 (부수골입구)까지는 오리역 7번 출구에서 1.4km 더 가야 하는데, 생소한 길이어서 쉽지 않았다. 게다가 시내구간에는 ‘성남누비길’ 표시도 거의 없었다. 지도를 보면서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와 경부고속도로 밑을 지나 동막천에서 머내교를 건너니 오늘 처음으로 ‘성남누비길’ 표지목을 볼 수 있었다. 거기서 다시 지도를 꺼내 들고 5구간 출발지점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8시쯤.
여기도 역시 5구간 출발지점이란 표시와 ‘태봉산’ 안내문이 있었다. 그에 따르면, “한국지명총람(1985)과 성남시사(1993)에 따르면 조선 인조의 태가 이곳에 묻혀있어서 태장산 또는 태봉산(310.5m)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출발부터 오르막길이지만 흙길에 낙엽이 많이 쌓여있어서 걷기는 편하다. 하지만 엄지발가락이 아픈 건 마찬가지다. 게다가 지난번에는 오른쪽 복숭아뼈가 아팠는데, 오늘은 왼쪽이 아프다. 역시 원인은 모르겠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봐서 이 등산화를 신고 6개월 정도 다녀야 괜찮아질 것 같다. 그때까지 참으면서 다니는 수밖에.
오늘 걷는 구간에도 ‘정상’이 많은데, 걷다 보면 언제 지나쳤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밋밋한 ‘정상’이 대부분이다. 둔지봉 ‘정상’에 5구간 스탬프 찍는 곳이 있는데, 이곳 역시 능선의 일부일 뿐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산이름을 붙여 놓은 건지 모르겠다.
5구간이 ‘태봉산길’이기도 하고, 이정표에도 태봉산을 지나는 것으로 표시돼있어서 태봉산을 향해 걸었는데, 막상 태봉산에 도착하고 보니 ‘누비길’ 표시가 전혀 없다. 길을 잘못 든 거였다. 그렇지만 정확한 방향도 모르고 어디까지 되돌아가야 ‘누비길’로 갈 수 있는지 알 수 없어서 그냥 하산길을 택했다. 내려가다 보면 어디서든 차를 탈 수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나중에 찍어온 사진을 보면서 길을 다시 확인해보니 태봉산은 ‘누비길’과는 상관없는 곳이었다. 그러니까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갔어야 했는데, ‘태봉산길’에 꽂혀서 무작정 태봉산만 향해 갔던 거였다. 그런데 태봉산 쪽으로 가는 게 아니었는데 왜 ‘태봉산길’이라고 이름을 붙인 거지? 아니, 안내판에는 태봉산정상을 지나도록 표시돼있어서 상세지도가 있었음에도 무심코 지나갔던 거였다.
어쨌거나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온 것 같아서 하산길을 택했다. 더구나 둔지봉에서 이미 스탬프를 찍었으니까 어쨌든 5구간 걷기는 마친 셈으로 치면 됐다.
태봉산에서 조금 가니 백현동과 궁내동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었지만 어딘지는 모르겠다. 다행히 갈림길이 없으니 이 길만 계속 따라가면 산을 내려갈 수 있을 거였다. 더구나 그 길로 올라오는 사람이 있으니 그쪽에 마을이 있을 것이란 건 거의 확실했다.
태봉산 정상에서 40분쯤 걸려 산을 내려왔다. 이제 차를 타러 가야 하는데, 여기서도 방향을 모르겠다. 마침 마을주민이 있어서 차 탈 수 있는 곳을 물었더니 수내역으로 가라고 했다. 그때만 해도 아주 가까운 곳에 있는 줄 알았다. 하긴 그렇지 않다고 해도 어차피 그곳에서 다른 교통수단을 없을 거였지만.
지도를 보면서 몇 번이나 큰 길을 건너 수내역에 도착했다. 나중에 지도를 찾아보니 산을 내려와서 수내역까지 걸은 거리만도 2.1km였다. 하긴 걸으려고 나온 길이고, 5구간을 제대로 걸었더라도 그 정도의 거리는 걸었을 거였다.
수내역에서 지하철을 탔는데 오늘도 빈자리는 없다. 차를 오래 타는 것도 아니고, 많이 피곤하지도 않으니 상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