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19일(금)
오늘 행선지는 유명산(862m, 가평군 설악면)이다. 실은 어제 가려고 차를 타고 나갔는데 비가 오고 있어서 ‘만남의 광장’까지 되돌아왔었다. 당장 내리는 비는 조금씩 내려서 맞아도 되겠는데, 일기예보를 보니 낮에 또 비가 온다고 해서 산에 가는 걸 포기했었다. 그리고 다시 오늘 가려니 이틀 연속 새벽 6시에 일어나야 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계속 미룰 수는 없으니까.
지도를 찾아보니 집에서 유명산 자연휴양림까지 가는 길을 여러 곳인데, 거리와 통행료가 조금씩 다르다. 그래도 소요시간은 많은 차이가 없다. 그래서 이왕이면 통행료가 적은 길을 택하려는데, 차량에 설치된 네비게이션은 자꾸만 비싼 쪽으로 유도한다. 다행히 가는 길을 대충은 알고 있어서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구리 쪽이 아닌 팔당대교 방향으로 갔다.
그런데 팔당대교를 건너는 중에도 네비게이션은 계속 구리 쪽으로 유도했지만 무시하고 팔당대교를 건너 우회전했더니 그제서야 네비게이션이 조용해졌다.
그렇게 유명산 자연휴양림에 도착한 시간은 7시27분. 집에서 1시간쯤 걸린 셈이다. 거리로는 50km가 좀 넘고. 그런데, 입구에 설치된 차단기가 올라가지 않는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사람도 없다. 그러다가 앞을 보니 오전 9시부터 들어갈 수 있다고 써있다. 그 옆에는 등록된 차량들만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따로 있었지만, 예약한 게 아니라서 그쪽으로 갈 수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후진해서 주위를 보니 바로 옆에 산장이 하나 있고, 그 마당에 ‘유료주차장’이라고 써있었다. 어차피 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도 주차비를 내야 하니 산장 마당에 주차하기로 했다. 주차비는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자연휴양림 주차장과 큰 차이가 없길 바라면서 (인터넷에는 자연휴양림 주차비가 3천원으로 나와있었다).
다행히 입구에서 등산로까지는 멀지 않았다. 휴양림 주위 캠핑장에는 어제부터 묵었을 사람들이 여럿 보였다. 화장실부터 들러 볼일을 본 다음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주차장에서 조금 가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조그만 나무다리를 건너가니 이내 등산로나 나타났다. 그런데 시작부터 오르막이다. 하긴 비슷한 높이의 북한산(836m)은 버스에서 내려 2.5km 정도 걸어간 다음 ‘보리암’에서 오르막이 시작돼 어느 정도 워밍업이 된 상태에서 산행을 시작하는데 반해 이곳은 바로 오르려니 숨이 헐떡인다.
그래도 산행거리가 2km 정도로 짧으니 오르는 데는 1시간 정도면 충분했다. 정상에 도착한 시간은 8시42분. 물론 이른 시간이라 아무도 없다. 그런데 생각했던 ‘봉우리’가 아니다. 산림청에서 정상석을 세워놓긴 했지만 정상이 맞나 싶을 정도다.
정상이나 산을 오르는 동안에도 ‘유명산’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유명산의 유래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그에 따르면, 원래 지형도상에는 산 이름이 없었던 것을 1973년 ‘엠포르 산악회’가 국토자오선 종주등산 중 이산에 이르자 당시 일행이었던 ‘진유명’의 이름을 따서 산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옛 지도에는 이 일대에서 말을 길렀다고 해서 ‘마유산’이라고 했다는데, 지금은 유명산으로 통칭되고 있다.
정상에서 다시 출발지점으로 내려가는 길은 두 가래다.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과, 계곡으로 내려가는 것이 있다. 그런데, 계곡으로 가려면 1.6km 내려간 다음 계곡을 따라 2.7km 더 가야 주차장이 나온다. 다른 이정표에는 계곡으로 가면 4.1km라고 써놓았다. 어차피 산행이 목적이었으니 빠른 길로 가자.
결국 올라갔던 길을 따라 하산했다. 그런데 분명히 이정표를 보면서 내려왔는데 갑자기 길이 끊겼다. 산을 따라 포장도로가 있고 그 옆에 새로 배수로공사를 하느라고 도로와 산 사이에 커다란 도랑을 만들어놓았다. 그렇지만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도랑 깊이가 약간 있었지만 뛰어내렸다가 다시 포장도로로 올라갔다.
그런데 여기가 어디쯤이지? 일하고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포장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된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내려오다 보니 오른쪽에 좀전에 올라갔던 등산로 입구가 보였다. 어디서 길을 잘못 들은 거지? 그래도 길을 제대로 찾았으니 됐다.
자연휴양림 주차장을 가로질러 주차해 놓은 ‘유명산 하얀산장’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없다. 사람을 찾아서 주차비를 내야 하나?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그냥 차를 몰고 나왔다. 오늘은 평일이어서 신경 쓰지 않는 건가? 조금 께름칙하긴 했지만 어쩔 수 없다.
차에 올라 집으로 오는 네비게이션을 찍었는데 어김없이 통행료가 비싼 고속도로로 안내한다. 그렇지만 이곳 지리를 잘 모르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네비게이션이 시키는 대로 차를 몰았다. 통행료는 3천원. 다시 1시간 정도 달려 집까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