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9일(수)
지난주에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산엘 가지 못했다. 한여름에 기온이 35도 이상 되면 그늘진 산엘 가도 땀이 비 오듯 해서 쉽게 지친다.
오늘의 산행목적지는 천마산. 전철을 타고 천마산역까지 가서 올라가도 되지만 전철 타는 시간은 물론 천마산역에서 천마산 군립공원 관리사무소까지 가는 거리도 꽤 된다. 그러니 간편하게 자동차를 타고 가서 관리사무소 앞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올라갔다 오면 한결 수월하다.
오늘도 그렇게 자동차를 타고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한 後 통행료 1,500원을 지불하면서 잘 갔는데, 차를 주차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뭔가 이상하다. 어디로 천마산을 올라가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주위를 들러보다 마침 생수를 뜨러 가는 마을주민한테 물어보니 조금 더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어휴, “감사합니다!”
드디어 관리사무소 주차장에 차를 대고 화장실로 갔는데, 문짝이 떨어져있고 게다가 사람까지 들어가 있다. 변비를 감수하면서 화장실 가는 걸 포기하고 바로 산행시작.
시작부터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왼쪽으로 출렁다리가 나오고 오른쪽에도 길이 있다. 그러니까 바로 오른쪽 산길로 가도 되지만 굳이 출렁다리를 건너보고 싶어서 조금 돌아갔다. 그래 봐야 몇10m 정도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천마산은 높이가 812m(서울에는 북한산[835.6m]만 800m가 넘는다)나 되지만 산행거리가 2,880m라서 대체적으로 가파른 편이다. 그나마 곳곳에 나무데크 계단이 설치돼있어서 미끄러질 염려는 적다. 계단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마저도 안 좋겠지만.
07시26분, 산행시작 25분 만에 첫번째 간이화장실이 있어 들어갔는데, 온몸이 땀에 젖어 앉아있기가 너무 불편해 그냥 나왔다.
1km쯤 올라간 곳에서 거리가 표시된 이정표를 처음 만났다. 관리사무서까지 1.02km, 천마산 정상 1.86km. 그러니까 관리사무소에서 정상까지는 2.88km다.
07시42분, ‘깔딱샘’이란 조그만 샘을 만났다. 바가지도 하나 갖다 놓긴 했지만 물이 너무 적다. 일반적인 샘물에 표시돼있는 수질검사 표지도 없다. 아직은 산행초반이니 물 마시는 건 생략하고 계속 오른다.
바위와 돌만 계속 밟을 줄 알았는데 오르다 보니 흙길도 있다. 게다가 거의 평지다. 가파른 산을 오르다가 평평한 길을 만나면 휴식시간이다.
08시11분, 1시간쯤 올라와서 웬만큼 올랐나 싶었는데 저 멀리 천마산 정상이 보인다. 거리로는 몇 백m 안 남았는데 저렇게 멀리 있나! 잠깐 쉬면서 주위경치를 사진에 담고 다시 산을 오른다. 아니, 잠시 내려가야 한다. 이럴 땐 참 기운이 빠진다. 이 길을 이따가 다시 올라와야 하니까. 쭉 올라갈 때는 그러려니 하면서 가니까 참을 만한데, 신나게 내려오다가 지친 몸을 이끌고 조금이라고 올라가는 길이 나오면 짜증부터 난다.
오늘은 날씨가 맑다 보니 멀리까지 깨끗하게 잘 보인다. 왼쪽은 어디쯤인지 잘 모르겠지만, 오른쪽을 보니 저 멀리 롯데월드타워가 보인다.
08시34분, 출발한지 1시간 반이 지나지 않아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오른쪽에 태극기가 펄럭이고 왼쪽에 ‘천마산’ 정상석이 서있다. 그런데, 국기대가 너무 짧아 왠지 난장이 같아 보기에 아쉽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보다 최소 1m 만이라도 더 높았으면 훨씬 좋아 보였을 텐데!
정상에는 먼저 올라온 남자가 한명 있었고, 뒤따라 여자 한명도 올라왔다. 정상석 사진을 몇 장 찍고 바위에 걸터앉아 갖고 간 냉커피를 한잔 마셨다. 정상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차가운 커피를 마시니 아주 상쾌하다. 잠시 후 여자가 정상석 옆으로 오길래 사진 한장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이제 다시 하산이다. 조금 내려오다 보니 젊은 남녀 서너 명이 마지막 오를 바위를 앞에 두고 정상이 어디냐고 묻는다. 바위를 올라야 한다니까 잠시 망설이는 듯 싶더니 힘을 내 올라간다. 하긴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코 앞에서 포기할 수는 없지 않나!
산길이 조금 험해도 올라올 때보다는 내려가는 게 훨씬 수월하다. 아까 잠시 내려왔던 길을 다시 오르는데도 짜증은 나지 않는다. 그렇게 1시간 만에 하산을 마쳤다.
다시 차를 타고 귀가하는 길. 무슨 도로인지도 모르고 통행료를 내고 달려오다 토평IC에 다다랐는데, 차들이 아예 서있다. 아주 천천히 달려 요금소를 지나고 강동대교를 건너 강일IC를 지날 때까지 차들이 서행하고 있었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대로 천호방향으로 빠져 무사히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