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水落山 637m)

by 이흥재

2024년 12월10일(화) 맑음


™ 코스 : 수락산역 ~ 염불사 ~ 새광장 ~ 엄지바위 ~ 철모바위 ~ 정상 ~ 석림사 ~ 장암역


오늘 산행지는 수락산이다. 어쩌면 올해 마지막 산행이 될 것 같다. 다음주엔 고등학교 동문모임이 있고, 그 다음주 크리스마스엔 가족들과 함께 보낼 예정이기 때문이다. 어느 때나 비슷하지만 특히 겨울산행은 추워서 떠나기가 쉽진 않다. 그래도 겨우내 산행을 거를 순 없으니 가능한 한 가려고 한다. 그리고 1월1일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첫 산행으로 북한산 백운대를 다녀올 예정이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내원암(內院庵 남양주시 별내면) 일대 계곡에 바위가 벽을 둘러치고 있어 물이 떨어지는 모양이 아름다워 수락산(水落山)이라고 했다는 설과, 골짜기 물이 맑아 금류(金流)•은류(銀流)•옥류(玉流)란 폭포를 이뤄 떨어지는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자태에서 이름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한다.


개롱역에서 지하철 5호선을 타고 군자역에서 7호선으로 갈아탄 後 수락산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가 한동안 걸어가면 오른쪽으로 수락산 입구가 있다. 이른 시간이라 꽤 춥다.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다.


오전 7시37분, 오랜만에 염불사(念佛寺)에 들렀다. 수락산에 오를 때 가끔 둘러보는 곳이다. 역시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경내에 염불사에 대한 안내문은 없고, 서울시 문화재라는 지장시왕도(地藏十王圖)와 목관음보살좌상(木觀音菩薩座像)에 대한 설명문만 세워져 있다. 하지만 이 문화재들은 실내에 보관돼있기 때문에 볼 순 없었다. 대신에 대웅전(大雄殿) 뒤로 올라가 바위에 새겨진 불상을 처음 봤다. 또 하나 특이한 건 이 절에는 대웅전 말고도 ‘큰법당’이 따로 있었다. 뭘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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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사를 나와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수락산역에서 700m 지점이고 수락산 정상까지는 2.5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그러니까 수락산역에서 수락산 정상까지는 3.2km가 되는 셈이다. 거리로는 얼마 안 되지만 가파른 오르막과 바위가 많아 오르기 쉽진 않다.


30분쯤 걸어 새광장을 지나 조금 더 가면 깔딱고개다. 말 그대로 숨이 ‘깔딱’거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을 게다. 가파른 경사에 온통 돌바닥이라 조금이라도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헛디뎌서 넘어질 수도 있다. 아니, 아래로 굴러 떨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곳이다. 하지만 수락산을 오르는데 이곳이 가장 힘든 곳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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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딱고개를 오르고 나니 정상까지 700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있다. 하지만 안심하긴 아직 이르다. 더 가파른 바위산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바위에 쇠말뚝을 박고 가드레일을 설치해놓았다. 예전에, 일제강점기 때 정기를 뺏기 위해 서울주변 바위산에 쇠말뚝을 박아놓았다면서 한동안 제거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요즘도 바위에는 수많은 말뚝이 박혀있다. 조금 더 안전한 산행을 도와주기 위해서다. 그러니까, 그때 ‘꼭’ 정기를 빼앗기 위해 박아놓은 게 아닐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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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좌우로 북한산과 도봉산이 보인다. 눈으로 봤을 땐 선명하게 보이는데 사진으로 찍으려니 너무 조그맣게 보인다. 2배로 확대해봐도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조금 더 성능이 좋은 카메라로 찍으면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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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46분, 엄지바위에 도착했다. 이곳을 여러 번 다녔지만 이름을 알게 된 건 얼마 전이다. 그것도 우연히. 생긴 모양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것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일 게다. 날씨도 좋으니 사진에 담기에 아주 좋다. 맞은편에 태극기가 펄럭이는 수락산 정상이 보인다. 하지만 아직은 사진에 담기에 조금 먼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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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데크 계단과 바위를 올라 8시57분 철모바위에 도착했다. 여기도 철모를 닮아 붙여진 이름일 텐데, 잘 모르겠다. 누군가에겐 그렇게 보일지 몰라도 내겐 그렇지 않다. 그래도 적당한 이름을 붙여놓으면 지나다니면서 구분할 수 있으니 그 정도로 넘어가면 될 것 같다. 수락산 정상까지 220m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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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5분,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먼저 온 사람들이 몇몇 있다.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한테 부탁해서 오랜만에 정상에서 사진을 한장 남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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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좋은데 바람이 많이 불어서 매우 차다. 정상에서 커피라도 한잔 마시고 내려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안되겠다. 펄럭이는 태극기를 중심으로 정상사진만 몇 장 찍고 바로 하산한다. 목적지는 장암역. 수락산역에서 올라오는 길이 너무 가팔라서 내려갈 땐 더 힘들 것 같아 수락산에 오를 때면 언제나 장암역으로 내려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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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를 보니 수락산 정상에서 장암역까지는 2.6km다. 올라온 길보다 조금 가까운 것 같다. 하지만, 이 길도 가파른데다 바닥에 돌이 많아서 내려가는 게 쉽진 않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9시15분, 기차바위로 가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그런데 조금은 무서운 경고문이 적힌 프랑카드가 걸려있다. 추락사고가 많은 곳이니 노약자는 이용하지 말라는 거다. 실은 기차바위에 별 관심도 없었고 가본적도 없다. 그런데 얼마 전에 기차바위에 대한 뉴스를 보게 됐다. 지난 2022년 1월 누군가 기차바위 로프를 자르고 수락산 여러 봉우리 정상적을 훼손했었는데, 지난 10월에 이를 모두 복구하고 재개방 했다는 거였다. 이정표를 보니 300m 거리에 있다.


하산길을 벗어나 오른쪽 산길로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잠시 후 다른 이정표를 만났는데, 또 550m가 남았단다. 그리고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결국 가던 길을 되돌아와 석림사 방향으로 하산을 계속했다. 그런데 여기 이정표 거리표시가 이상하다. 좀전에 봤던 이정표는 정상에서 장암역까지 2.6km라고 했는데, 여기는 정상까지 850m, 장암역까지 2.25km다. 그러니까 둘을 합하면 3.1km다. 갑자기 500m가 늘어났다. 어떻게 측정했길래 이렇지. 거리가 이상해지는 건 내려가면서 여러 차례 목격하긴 했다.


10시8분, 석림사(石林寺)에 도착했다. 입구에 세워놓은 설명문을 보니, 이 절의 옛 이름은 석림암인데, 반남 박씨 재궁절(齋宮 제례를 주관하고 제사시설을 관리하던 사찰)이었다. 조선중기 대유(大儒)인 서계 박세당(西溪 朴世堂)의 시주금으로 창건했으며, 1745년(영조21) 대홍수 때 유실됐던 것을 복원한 뒤 ‘석림사’로 불리게 됐다. 그 後 한국전쟁 때 전소됐던 것을 1960년대 다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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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림사 일주문을 지나 노강서원(鷺江書院)에 도착했다. 경기도 기념물인 이 서원은 1689년 인현왕후(仁顯王后)의 폐위가 부당하다고 간언하다 죽음을 당한 정재 박태보(定齋 朴泰輔)의 뜻을 기리기 위해 1695년(숙종21) 노량진에 건립했으며, 1697년 ‘노강’이란 이름을 하사했다. 한국전쟁 때 소실됐던 것을 1969년 의정부시 장암동, 매월당 김시습(梅月堂 金時習)의 영정을 봉안했던 청결사 터에 새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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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도로를 1km쯤 걸어 장암역에 도착했는데, 지하철이 막 출발했다. 화장실에 들러 간단하게 씻고 다음 차를 타고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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