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패산(賜牌山 552m)

by 이흥재

2025년 11월4일 화요일 맑음


오늘 산행목적지는 사패산이다. 그런데, 새벽에 일어나는 건 여전히 어렵다. 알람소릴 듣고 일어나긴 했어도 잠시 망설이게 된다. 그래도 이왕 일어났으니 산행을 강행하기로 한다. 어차피 1주일에 한번쯤은 산에 다녀와야 하니까. 어쩌다 한 주라도 걸르면 왠지 서운하다.


사패산까지 가려면 지하철을 2번이나 갈아타고 회룡역까지 가야 한다. 그래도 아침도 먹지 않고 일찍 출발해서 그런지 7시쯤 도착했다. 그리고 3번 출구로 나와 걷는데, 집에서 나올 때보다 더 춥다. 어쩌지? 그래도 그럭저럭 견딜 만하니, 그냥 가보기로 한다.


10분쯤 걸어 오늘도 회화나무 아래를 지난다. 나무 밑에 세워놓은 안내문을 보면, “이곳은 회룡사 들머리다. 회룡사는 장수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앞날을 의논하던 곳이었는데, 훗날 이성계가 왕에 오르자 회룡사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곳에 쉴 곳이 없는 걸 보고 어느날 이 길을 지나던 도인(道人)이 나무를 심었는데, 마을사람들이 수호신목(守護神木)으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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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탐방지원센터를 지나는데 지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다는 아니겠지만 이중에 산을 오르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나도 그렇지만 참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이정표를 보니 회룡탐방지원센터에서 회룡사 (回龍寺) 까지는 1km, 사패산까지는 3.6km다.


오른쪽 계곡을 흐르는 크고 작은 폭포를 보면서 오르다 보니 7시 반쯤 회룡사에 도착했다. 입구에 세워놓은 회룡사 연혁을 보니, “회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奉先寺,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의 말사(末寺)로, 681년(신문왕1) 의상(義湘)이 창건해 법성사 (法性寺)라 했다. 936년(경순왕10) 동진국사(洞眞國師)가 중창했으며, 1070년(문종24) 혜거국사(慧炬國師)가 삼창했다.


1384년(우왕10) 무학(無學)이 중창한 뒤, 이성계와 무학이 3년 동안 창업성취를 위해 기도하고 조선을 건국한 후인 1403(태종3) 태조가 함흥에서 돌아오다 무학을 찾았으므로, 무학이 회란용가(回鸞龍駕 왕의 말과 가마가 돌아왔다)를 기뻐해 회룡사라 했다고 한다.


1630년(인조8) 비구니 예순(禮順)이 중건했고, 한국전쟁 이후 중창을 계속하다 2013년 대웅전(大雄殿)•극락보전(極樂寶殿)•약사전(藥師殿)• 삼성각(三聖閣)•범종각(梵鍾閣) 및 선원(禪院)인 취선당(聚禪堂)과 요사 (寮舍)인 설화당(說話堂)을 갖춘 비구니 선원으로 사격(寺格)을 갖추고 있다.”


8시 반쯤 사패산 정성에 도착했다. 회룡역을 출발해서 1시간 반쯤 걸린 셈이다. 올라오는 동안 땀도 많이 흘리고 힘들었지만, 비교적 쉽게 올라온 편이다. 지난 1월에 왔을 때는 눈도 많이 쌓이고 바람도 불러 꽤 힘들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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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찾아보면, 사패산은 조선 제14대 국왕 선조(宣祖)의 딸인 정휘옹주 (貞徽翁主)가 영의정을 지낸 유영경(柳永慶)의 손자인 유정량(柳廷亮)에게 시집갈 때 하사한 산이라 해서 ‘사패산’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그런데 정휘옹주와 유정량이 결혼한 건 사실이지만, 산을 하사했다는 기록은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산아래 마패를 제작하는 곳이 있어 산이름이 유래됐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하는데, 이 또한 믿기 어렵다. ‘사패(賜牌)’란 “고려•조선 때 궁가(宮家)나 공신(功臣)에게 나라에서 산림•토지•노비 등을 내려주며 그 소유에 관한 문서를 주던 일”을 뜻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마패’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말이다.


오늘도 정상에 아무도 없어 인증사진을 찍지 못하고 내려가려는데 마침 여자가 올라오길래,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자신이 별로 맘에 들진 않았지만 그나마 남길 수 있게 돼 다행이다. 여자한테도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지만, 무슨 이유인지 괜찮다고 해서 고맙다고만 하고 곧바로 산을 내려왔다.


의정부시청 쪽으로 하산하다 성불사 방향으로 가려는데, 길이 확실하지 않다. 낙엽이 많이 쌓여있어서 어느 곳으로 가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익숙한 길을 따라 내려와 의정부시청역에서 열차를 타고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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