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黔丹山 658.3m)

by 이흥재

2025년 12월12일 금요일 맑음


™ 코스 : 하남시중소기업홍보관 주차장~ 베트남참전 기념탑~ 검단산 관광안내소~ 유길준묘~ 정상~ 현충탑~ 베트남참전 기념탑~ 주차장


2주를 벼르다 드디어 검단산엘 간다. 매주 화요일마다 산엘 다니다, 목요일로 산행일정을 바꾼 이후 목요일만 되면 날씨가 좋지 않아 산행을 미루곤 했었다. 지난주 목요일엔 너무 추워 산엘 못 갔는데, 다음날엔 비가 내려서 결국 지난주엔 산엘 가지 못했다. 그리고, 어제도 새벽부터 비가 많이 내렸다. 아침이 되면 비가 그칠 거란 예보가 있었지만, 비를 맞으며 산행할 엄두가 나지 않아 결국 오늘로 미룬 터였다.


덕분에 이틀 연속 새벽 5시 반에 일어났다. 마땅히 먹을 게 없어 시리얼을 한 컵 우유에 타서 먹은 후에 차를 몰고 하남시중소기업홍보관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6시25분쯤. 주위는 아직 어둡다.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베트남참전 기념탑 쪽으로 향한다. 시작은 평지 같아서 걷기 좋다. 그런데, 벌써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언제 올라갔던 거지? 어디까지 갔다 오는 거야? 아무튼,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해 산행을 계속한다.


그리고 이내 오르막길을 만난다. 주위가 어두워 전체구간을 볼 순 없지만 한발한발 옮길 때마다 숨이 가파온다. 그래도 부지런히 20분쯤 걸어 유길준 묘에 도착했다. 역시 어두워서 무덤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무덤을 지난다고 생각하니 뭔가 오싹한 것 같다. 더워서 그런지 무서워서 그런지 땀이 난다. 식은땀인가!


유길준묘 앞에는 후손들이 안내문을 세워놓았는데, “이곳 산소는 한국사의 선각자이며 계몽사상가였던 구당 유길준(矩堂 兪吉濬 1856~1914)과 그 직계가족 묘소다. 구당 선생은 한국 최초의 미국 국비유학생으로 서양의 정치•사회•문화•교육제도 등 선진화된 문물을 국내에 알렸으며, <서유견문 (西遊見聞)>과 국내 최초의 국한문혼용 문법책인 <대한문전(大韓文典)> 저자로 국정교과서에도 널리 소개되고 있다”고 쓰여있다.


돌계단을 한참 오르고, 낙엽길을 지나 능선을 따라 걷고 있는데, 해가 떠오르기 위해 주위부터 빨갛게 달아오른다. 하지만 주변에는 나무들이 많아 그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없다. 마음이 급해진다. 빨리 정상에 도착해서 이 모습을 찍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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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한지 1시간20분 만에 정상에 도착하니, 다행히 아직도 해가 떠오르고 있어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이럴 땐 동영상으로 찍으면 좋겠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결국엔 편집을 해야 해서 사진만 찍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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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두물머리는 아직도 어둠을 안고 있어 뚜렷하게 보이진 않는다. 반대쪽에 있는 롯데월드타워도 아직은 흐릿하게 보인다. 그런 풍경을 잠시 감상하다 하산을 시작한다.


내려가는 길은 충혼탑 방향이다. 그 길도 꽤 가파르다. 올라오는 사람들이 몇몇 보인다. 그들이 말은 하지 않지만, ‘언제 올라갔길래 벌써 내려오는 거야’ 말하는 것 같다. 나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으니까.


이정표를 보니 정상에서 충혼탑까지는 2.8km다. 올라올 때와 거리를 비슷한가 보다.


정상부터 15분쯤 내려와 솔라스톤(Solar Stone) 조형물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본 조형물은 한강과 도시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검단산 풍광을 담는 친환경 전망쉼터다. 유기적 형태로 디자인된 이 조형물은 주변 검단산의 자연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암석형상에 기반한 친환경 강재구조물로, 태양광으로 자체 발전해 비상조명•유무선충전•피뢰침 등 등산객을 위한 스마트 쉼터기능을 제공한다. 하남시와 새로운 친환경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 포스코 정신으로 디자인 및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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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파른 돌계단을 내려가다 곱돌광산 약수터에 도착하니, 검단산에 대한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하지만 약수터는 수질기준 부적합으로 먹을 수 없다. “검단산은 하남시 동부에 위치한 산으로, 백제 승려 검단선사가 은거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 설이 있지만 확인할 수 없다. 백제 때 왕이 천신(天神)에게 제사 지내던 제단으로 추정되는 장방형 석축제단이 발견됐으며, ‘검(黔)’은 ‘신성하다•크다’란 의미가 있고, ‘단(丹)’은 ‘제단’을 의미하고 있어 ‘신성한 제단이 있는 큰산’으로, 백제 한성시대(서기전18~ 475) 하늘에 제사 지내던 신성한 산이란 걸 알 수 있다.”


오전 8시31분, 등산로 초입까지 내려왔는데, 그곳에는 좀전과는 다른 ‘검단산의 역사와 유래’에 관한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검단산은 하남시와 광주시 일부를 끼고 있다. 북악산을 마주하며 남으로는 남한산이 이어진다. 서쪽으론 서울을 바라보며 관악산과 마주하고 있는 영산이다.


1414년(태종14), 태종이 검단산 신에게 제사 지냈고, 검단산에서 사냥을 즐겼다. 또한 세종 때는 사냥몰이꾼 2천여 명을 징발해오기도 했다. 검단산은 <세종실록 지리지>•<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광주목 진산(鎭山)’으로 기록돼있다. 진산이란 옛 도읍이나 성(城) 등의 뒷산으로 그 지역을 호위하는 주산으로 삼아 제사 지냈던 곳이다.


17세기 유형원의 <동국여지지>에는 백제승려 검단이 기거했기 때문에 검단산이 됐다고 기록했고, 정약용은 <삼국사기>의 백제 건국신화에 나오는 동쪽 높은 산이 검단산이며 북쪽 한수(漢水)는 도미강이라고 주장했다. 도미강은 검단산 아래 팔당지역으로 추정되며, 도미부인 전설과 관련 있다.”


현충탑을 지나고 처음 출발한 월남참전 기념탑에서 주차장으로 향했다. 우리나라는 1964년, 미국 존슨대통령과 베트남 응웬칸 총리의 파병요청에 따라 그해 9월 외과병원과 태권도교관단이 처음 파병됐으며, 이후 1965년 3월 비둘기부대(건설지원단), 10원 청룡부대(제2해병사단)와 맹호부대 (수도사단), 1966년 백마무대(제9사단)가 차례로 파병됐다 1971년부터 철수를 시작해 1973년 3월 철수를 완료했고, 베트남은 1975년 4월 사이공이 북베트남에게 점령되면서 공산화됐다.


주차장에 도착해서 차 문을 열려고 하니 열리지 않는다. 출발할 때도 제대로 닫히지 않아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무슨 일이지? 차 키를 꺼내 열려고 해도 요지부동이다. 결국 주차장 앞에 있는 편의점으로 가서 차 키의 건전지를 갈아 끼우고서야 제대로 작동되어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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