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17일 화요일 맑음
얼마 전에 제주여행을 계획하고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예매했었다. 그런데, 아내와 내 마일리지 적립 항공사가 달라, 다른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즉, 아내는 대한항공을, 나는 아시아나항공을 타게 됐는데, 아내는 혼자서 비행기를 처음 타는 거라 염려하고 있길래, 걱정말라고 안심시켰다.
아무튼,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아침 7시 집을 나섰다. 그리고 개롱역에서 지하철 5호선을 타고 올림픽공원역에서 9호선 급행으로 갈아탔다. 그런데 출근시간이라 사람들이 아주 많다. 다행히 조금 지나 자리가 하나 생겨 아내는 앉아서 갈 수 있었지만, 나는 그 후로도 한참 후에야 자리잡고 앉을 수 있었다.
김포공항역에서 내려 서둘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로 향했다. 온라인으로 탑승수속을 다 해놓은 상태라 곧바로 보안검색을 받고 탑승장 안으로 들어갔다. 게시판을 확인해보니, 9시20분에 탑승하는 나는 8번 게이트고, 9시45분에 탑승하는 아내는 10번 게이트여서, 아내한테 조금 기다렸다 탑승하라고 한 後 나는 8번 게이트 앞에서 기다렸다.
잠시 後 어린애를 동반한 탑승자와 비즈니스석 탑승자부터 타란 안내방송이 나오고, 이어서 존(zone)1과 존2 탑승자 순서로 타라고 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부터는 존과 상관없이 탑승해도 됐다. 나는 14A 좌석을 배정받아서, 비즈니스석을 빼곤 상당히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요즘은 비행기를 탈 때도 가끔 멀미하는 경우가 있어서, 비행기도 가능한 한 앞좌석을 선호하는 편이다.
오전 11시 조금 지나 제주공항에 도착했지만, 아내가 나보다 늦게 도착하기 때문에 도착장 앞에서 기다렸다, 렌터카를 픽업하기 위해 다움렌터카 셔틀버스를 타러 갔더니 11시50분에 출발한다고 해서, 10분 남짓 버스 안에서 기다렸다.
잠시 後 렌터카 사무실에 도착해서 렌터카를 배정받았는데, LPG연료차다. 운전하는데 불편함은 없지만, 나중에 반납하면서 연료를 운행한 만큼 채워줘야 하는데, LPG충전소를 찾기 쉽지 않을 것 같은 염려는 됐지만, 지금 변경할 수는 없을 것 같아 차를 몰고 출발했다.
첫 행선지는 이호테우 해변이다. 이곳에는 빨갛고 하얀 조랑말 등대가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여기서 ‘이호’는 마을이름이고, ‘테우’는 제주에서 사용하던 전통방식 뗏목배를 말하는 것으로, ‘이호테우’는 이호 마을에서 사용하던 뗏목배를 말하는 것이란다.
주차장을 찾아 차를 대놓고 빨간 등대로 가는 길에 왼쪽 바닷가에 ‘쌍원담’이 보인다. ‘원담’은 해안 조간대(潮間帶)에 돌담을 원형으로 쌓아두고 밀물 따라 몰려왔던 멸치 등 고기들이 썰물 때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돌담을 설치한 곳을 말한다. 하지만 지금은 모양만 남아있고 실제 고기를 잡진 않는 것 같다.
빨간 등대 앞에 가니 단체로 온 사람들이 등대를 배경 삼아 사진을 찍고 있는데, 등대가 너무 커서 다 찍힐 것 같지 않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본 사진들은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서로 겹쳐 보였는데, 실제로는 상당히 떨어져 있고, 길도 막혀있어 하얀 등대로 가려면 한참 동안 해변을 돌아야만 했다. 아무튼, 사진 몇 장 찍고 다음 행선지로 향한다.
그곳은 구엄리 돌염전이다. 이곳은 ‘소금빌레’라고도 하는데, 구엄리 주민들이 소금을 생산하던 천연암반지대다. ‘빌레’는 너럭바위를 말하는 것으로, 소금빌레는 소금밭, 즉 돌염전이란 뜻이다. 조선 명종 14년(1559) 강려(姜侶)가 목사로 부임하면서 구엄리 주민들에게 바닷물로 암반에서 소금을 제조하는 방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세번째 행선지는 도치돌 알파카목장이다. ‘도치’는 도끼의 제주말로, 도치돌은 도끼같이 생긴 돌(天中斧石)을 말하는데, 실제로 애월읍 납읍리와 어음리 경계인 어음천 중간에 도치돌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곳 주소가 애월읍 도치돌길이었다.
알파카(Alpaca)는 낙타과 초식동물로, 서식지는 주로 안데스산맥 고원지대인데, 하루 종일 건초와 잔디 등을 먹으며 화가 나면 침을 뱉기도 한다는데, 이곳엔 알파카 말고 토끼나 말양들도 함께 키우고 있었다. 알파카 우리를 지날 때마다 알파카들이 몰려들었는데, 아마도 먹이를 얻어먹기 위해서였다. 입장티켓(경로할인 7,500원)을 끊을 때 알파카 먹이를 주겠냐고 물어봤었는데, 필요 없다고 했었다. 어차피 알파카에게 먹이 주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알파카 목장을 나와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인 새별오름으로 갔다. ‘샛별과 같이 빛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효성악(曉星岳)신성악(晨星岳) 등으로 표기하기도 하며, 민간에서는 ‘새벨오름’으로 부른단다. 표고높이는 519.3m지만, 지상높이는 119m로 높지 않지만 오르는 길은 매우 가파르다. 그래도 숨을 참으며 올라가 정상에서 인증사진을 찍었다. 정상에서는 사방이 잘 보이지만 주위에 볼거리를 별로 없었다.
새별오름을 떠나 숙소(코자 호텔,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로 향한다. 숙소 체크인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는데, 온통 횟집 뿐이다. 바닷가에 왔으니 회를 먹는 것도 좋겠지만, 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한참 동안 식당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수놀음’이란 식당에서 우럭조림을 시켜 먹었다(1인분 15,000원). 처음 먹어보는 우럭조림이지만 그럭저럭 먹을 만했다. 아내는 이 식당의 다른 메뉴도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 내일 다시 와보기로 했다.
그런데, ‘수놀음’에 대해 인터넷을 찾아보니, 제주지역의 전통적인 공동체 정신에서 시작된 말로, ‘수’는 나누다, ‘놀음’은 일이나 즐거운 활동을 의미하며, “서로 돕고 함께 즐기는 활동”을 뜻한단다. 제주사람들은 오랫동안 이 수놀음을 통해 서로의 삶을 지탱해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