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제주여행, 제4일

by 이흥재

2026년 3월20일 금요일 맑음


오늘은 제주여행 마지막 날이다. 아침 8시 조금 지나 숙소를 출발해 오늘의 첫 행선지인 성읍민속마을로 간다. 이곳은 제주도가 3현(濟州牧•旌義縣• 大靜縣)으로 나뉘어 통치됐을 때(1410~1914), 정의현 읍치(邑治)였다. 읍성규모는 동서 160m 남북 140m 둘레 1,200m며 남•동•서에 성문이 있다.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마을입구로 들어가려는데, 어떤 여자가 다가와 마을을 안내해주겠다고 한다. 우리는 자세하게 알고 싶진 않아 우리끼리 다니겠고 했더니 알았다면서 다른 곳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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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저곳 둘러보다 정의향교(旌義鄕校)에 들렀다. 이 향교는 1408년(태종8) 홍로현(洪爐縣•서흥동)에 처음 세워졌다, 몇 차례 옮긴 後 1849년(헌종5) 지금 자리로 옮겨졌으며, 1967년 보수했다고 한다. 이곳에는 전패(殿牌)가 보관돼있는데, ‘전(殿)’이란 글자가 쓰여진 나무패로, ‘대전(大殿)’ 곧 임금을 상징하는 위패라고 한다. 이곳 대성전(大性殿)에는 공자(孔子)를 비롯한 5성(五聖)과 주희(朱熹)를 비롯한 송조4현(宋朝四賢), 설총(薛聰)을 비롯한 해동18현(海東十八賢)의 위패가 봉안돼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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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마을을 나와 오늘은 물론 제주여행의 마지막 행선지라 할 수 있는 제주돌문화공원으로 간다. 이곳에는 돌박물관을 비롯한 크고 작은 돌들이 전시돼있다. 돌하르방처럼 특별한 형상도 있지만, 대부분은 특이한 형상이나 탑을 쌓은 형태가 대부분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모양은 설문대할망(雪慢頭姑•詵麻姑)과 오백장군 (五百將軍•五百羅漢)이다. 먼저 ‘설문대할망’ 설명문을 보니, “옛날 설문대할망이란 키 튼 할머니가 있었다. 얼마나 키가 컸던지 한라산을 베개 삼고 누우면 다리는 제주시 앞바다에 있는 관탈섬(冠脫島)에 걸쳐졌다 한다. 이 할머니는 키가 큰 것이 자랑거리였다. 할머니는 제주도 안에 있는 깊은 물들이 자기 키보다 깊은 것이 있는가 시험해보려 했다. 용연(龍淵)이 깊다는 말을 듣고 들어서보니 물이 발등에 닿았고, 홍리물이 깊다 해서 들어서보니 무릎까지 닿았다. 그러다 한라산에 있는 물장오리에 들어섰더니 그만 풍덩 빠져 죽어버렸다. 물장오리가 밑이 터져 한없이 깊은 물임을 미처 몰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자료를 보니, 설문대할망은 제주도를 창조했다고 전해지는 여신이란다. 즉, 제주도에는 설문대할망이 만들었다는 산•바다•섬•바위들이 많으며, 제주도 전체가 설문대할망의 작품이라고 할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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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백장군은 한라산 서남쪽 영실(靈室)에 있는 명승지로, 기염절벽이 하늘 높이 솟아있는데, 이들을 일컫는다. 전설에 따르면, 설문대할망이 아들 오백 형제를 거느라고 살았다. 어느 해 몹시 흉년이 들어 오백 형제가 모두 양식을 구하러 나갔다. 어머니는 아들들이 돌아와 먹을 죽을 끓이다 죽 솥에 빠져 죽었다. 아들들이 돌아와 죽을 먹었는데, 여느 때보다 맛이 좋았다. 그런데 나중에 돌아온 막내가 죽을 먹으려고 솥을 젓다가 큰 뼈다귀를 발견하고 어머니가 빠져 죽은 걸 알게 됐다. 막내는 어머니를 부르며 멀리 차귀섬까지 달려가 바위가 됐다. 이를 본 형제들도 통탄하다 모두 바위로 굳어져 버렸는데, 이것이 오백장군이다.


돌문화공원을 나와 점심도 해결할 겸 동문시장으로 갔다. 이곳도 처음 방문하는 곳이다. 우선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동문시장 안으로 들어갔더니 먹을 거리들이 참 많다. 하지만 오늘은 갈치조림을 먹기로 했으니, 괜한 군것질 때문에 식사를 하지 못할 것 같아 구경만 하면서 돌아다녔다.


구석구석 다 돌아보고 오메기떡 등 몇 가지 물건을 산 다음, 점심을 먹으로 식당으로 갔다. 내가 보기엔 특별한 것 없는 식당 같았지만 아내는 이곳 갈치조림이 아주 맛있다고 했다. 뭐, 그러면 됐지.


이제 렌터카를 반납하기 위해 LPG를 충전해야 하는데, 충전소 위치를 잘 모르겠다. 렌터카 사무실에 전화해봤지만, 잘 모르겠단다. 하는 수 없이 네비게이션에서 검색해보니,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충전소가 있다. 바로 차를 몰아 충전소에 가서 4칸을 채워달라고 했더니, 한 칸에 6천원쯤 한다 길래 2만5천원어치를 충전했다.


렌터카 사무실로 가서 차를 반납한 後 셔틀버스를 타고 제주공항으로 갔는데, 탑승시간(오후4시5분)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지만 딱히 갈 만한 곳도 없어서 공항 안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시간 맞춰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와서, 지하철을 타고 무사히 귀가했다. 아무 탈없이 여행을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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