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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 Mar 19. 2021

일기쓰기의 효과

배타적인 공간에서야 온전히 자유로울 수 있다

1. 일기의 매력은 아이디어나 생각들을 내 스스로 까먹지 않으면서 유지하는 데 있다. 거창한 표현을 쓰자면, 내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고, 한참 후에 쌓여있는 일기를 읽어보면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일기쓰기 없이 지나온 과거를 되새기기 위해서는 선사시대 화석을 찾는 것처럼  그저 추측밖에는 할 수 없다.


2. 일기쓰기에서 가장 우선하는 가치는 프라이버시다. 나를 제외한 그 아무도 볼 수 없는 시스템이고(물론 기술적으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일기 안에서는 온전하게 자유롭다. 특히 SNS와의 가장 큰 차이는 프라이버시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SNS에서라도 비공개 기록은 일기의 한가지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사회적 네트워킹 서비스에서 프라이버시라니 조금 의아하긴 하다만, 사진과 함께 기록된다면 금상첨화 아니겠나.


2-1 그런 점에서 초등학교에서의 일기 검사는 아주 나쁜 짓이다. '숙제'의 형태로 강제로라도 좋은 습관을 길러준다는 건 알겠는데, 누군가가 볼 수 있다는 상황에서 '남들이 보지 말았으면 하는 내 생각과 감정'을 온전하게 글로 남기기는 힘들고,  머리속에서 잠깐 남아있다가 사라지게 된다.


3. 자존감이나 혹은 멘탈을 잡는데 일기만한 게 없다. 감정의 폭풍으로 생각들이 몰아칠 땐, 일기를 쓰자. 생각을 활자로 정리하고 다시 보는 아주 심플한 방법인데, 한번 활자를 거치게 되면 생각보다 스트레스 받을만한 일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일이라면, 그건 정말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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